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와 크로거가 가정용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가격을 올렸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미국 전역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공급이 부족한 영향이다. 가격 인상 후 두 기업의 주가도 강세 흐름을 보였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정용 코로나19 진단키트인 바이낙스나우 가격을 14달러에서 19.98달러로 인상했다. 크로거는 14달러에서 23.99달러로 올렸다.

월마트와 크로거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진단키트의 공격적인 보급 정책에 맞추어 바이낙스나우 가격을 원가인 14달러로 책정했다. 하지만 미국 내 1일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자 검사 수요가 급증해 낮은 가격을 고수하기 힘들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월마트는 WSJ에 "3개월 간 바이낙스나우를 원가로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가정용 진단키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약국 프랜차이즈인 CVS와 월그린스, 부츠 등도 23.99달러에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의 대변인은 WSJ에 "진단키트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달부터 5억개의 가정용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무료로 보급하겠다고 했지만 계속 늦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백악관은 이달말부터 보급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도 일부 커뮤니티센터와 도서관, 소방서 등에서 무료 키트를 공급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진단키트 공급이 부족해지자 미국인들은 비용이 100달러가 넘는 일반 검사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지만 이 마저도 급증한 검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건학자인 에릭 파이글딩 미국과학자연합회 연구원은 "무료나 1달러 비용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유럽 국가들처럼 미국에서도 진단키트가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검사키트' 품귀에 월마트 크로거 주가 급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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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월마트와 크로거의 주가는 장중 2% 넘게 올랐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고 양적긴축에 착수할 수 있다"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시장 전체가 하락하자 두 종목도 떨어져 1.3%대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