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차 부스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영상=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차 부스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영상=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5일(현지시간) CES가 열리고 있는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현대자동차 부스.

지난해 현대차에 인수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직접 개발한 3대의 '스팟(4족 보행 로봇)'이 방탄소년단(BTS)의 '아임 온 잇(I'm On It)'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자 관람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각각의 스팟은 미리 입력된 안무에 따라 다리를 구부렸다가 펴고 허리를 흔들며 마치 실제 사람이 추는 듯한 유연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스팟의 몸통에는 각 면마다 카메라가 있고 음향 센서도 있어 산업재해나 자연재해, 방사능 오염 지역 등 사람이 가기 힘든 지역을 탐색할 수 있다. 지금 같은 비대면 시기에는 의료현장에서 원격 진료 등을 도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지형이 불규칙한 용암이나 행성 탐색에도 쓰일 수 있다.
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개인화 이동장치인 '퍼스널 모빌리티'가 시연되고 있는 모습. 영상=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개인화 이동장치인 '퍼스널 모빌리티'가 시연되고 있는 모습. 영상=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이어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이 적용된 두 대의 목적기반 모빌리티(PBV)가 등장했다. 탑승자가 운전석에 앉아 조이스틱으로 간단한 조작을 하자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에서 등장할 법한 360도 '유나 스핀'이 시현됐다. 4개의 PnD 모듈이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으로 정교하게 연동돼 휠 각도와 회전을 맞춰나간 덕분이다. 현대차는 향후 이 모듈을 활용해 교통약자를 돕고 물류현장을 효율화하는 데 쓰겠다는 계획이다.
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소형 모빌리티 플래폼 '모베드'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 영상=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소형 모빌리티 플래폼 '모베드'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 영상=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드라이브 앤 리프트(DnL) 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는 한층 더 안정되고 정교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외형상으론 4개의 바퀴가 달린 스케이드 보드 형태의 플랫폼이지만 마치 4개의 다리가 달린 것처럼 바퀴가 제각각 서로 다른 높이와 각도로 움직이며 경사로와 둔덕을 흔들림 없이 넘었다. 360도 회전을 하면서 한쪽 바퀴를 들어 올리는 묘기도 펼쳤다. 현대차는 향후 이 모듈을 유모차 바퀴에 달거나, 물건을 싣고도 계단을 타고 내릴 수 있는 용도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에서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현동진 로보틱스랩 상무는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인치로 확대된 PnD 모듈이 적용된 L7 콘셉트는 평평한 실내뿐 아니라 공공도로에서도 시속 80㎞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며 "모베드는 4개의 다리와 4개의 바퀴가 같이 적용된 '휠드-레그드(Wheeled-Legged)' 컨셉으로 다리만 달린 스팟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거친 노면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같은 로보틱스 모듈과 스팟 등 로봇을 모두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외부 개발자들이 각각 필요에 따라 간단한 코딩만으로 용도를 설정할 수 있다. 모베드의 경우 상용화 시기는 오는 2024년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