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슈퍼호황기 매출 3년 만에 다시 깼다 [종합]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실적을 3년 만에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도 전년(2020년) 대비 40% 넘게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익이 51조5700억원으로 2020년보다 43.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도 279조400억원으로 17.83% 증가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던 2018년의 243조77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020년 4분기) 대비 52.49%나 늘었고, 매출도 76조원으로 23.48%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3분기 최대 실적 기록 이후 한 분기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업계는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했고, 비메모리 분야에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주문량 증가와 단가 상승, 수율 개선 등 전반적으로 업황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인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상황이 좋았던 데다 "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던 당초 시장 전망과 달리 하락 폭이 제한적이어서 큰 타격이 없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 반도체에서만 9조원 중반대의 영업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전체 영업익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끈 IM(IT·모바일) 사업에서도 작년 하반기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플립3의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중저가 브랜드 갤럭시A시리즈도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힘을 보탰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 330조원, 영업익 68조원을 전망한다"며 "반도체 부문은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시작하고 파운드리 단가가 상승할 것이며 스마트폰 사업도 폴더블폰 판매가 본궤도에 진입해 양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확대로 5조원에 가까운 영업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