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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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가전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이자 사상 최초로 연 매출 70조원을 훌쩍 넘겼다.

LG전자는 연결기준 작년 한 해 매출이 74조7219억원으로 전년(2020년) 대비 28.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3조8677억원으로 1% 감소했다.

영업익은 다소 줄었으나 연간 기준 매출 신기록을 썼다. LG전자는 "연간 매출액이 7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또한 2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LG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21조89억원으로 전년 동기(2020년 4분기) 대비 20.7%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익은 6816억원으로 21% 줄었다.

수익성 높은 신가전 위주 판매 전략이 LG전자의 매출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제품 비중은 전체의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활가전과 TV 사업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집콕족'이 늘면서 식기세척기,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 등 신가전 수요가 증가한 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다.

라이벌 미국 '월풀' 제칠지 주목

특히 글로벌 시장 생활가전 라이벌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연간 글로벌 매출 1위로 올라설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0조5841억원을 기록했다. 월풀은 같은 기간 매출 161억7000만 달러(약 18조9189억원)로, LG전자가 약 2조원 가량 앞섰다.

업계는 같은해 4분기 LG전자가 6조4588억원, 월풀이 6조5717억원의 실적을 올려 월풀이 결국 LG전자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전자 TV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LG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란 예측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올레드 TV 시장은 총 8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전 세계 올레드 TV 시장 점유율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선두업체다. 작년 3분기 기준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89만9000대였다.

LG전자는 올해 97인치와 42인치의 올레드TV 신제품을 출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 삼성전자가 올 1분기 퀀텀닷(QD)-올레드 TV 진출을 예고해 올레드TV 생태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LG전자는 자동차 전기장비(VS)사업 부문에선 흑자 달성에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VS사업부문은 2016년부터 해마다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반도체 공급난 완화와 글로벌 전기 자동차 시장 확대로 1분기에는 VS사업부문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며 VS 사업부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LG전자, 2022년도 전망 밝아"

증권가는 LG전자가 올해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가 올해 연결 매출 76조3000억원, 영업익 5조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TV 시장 수요 둔화에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과 올레드 TV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가 예상된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LG전자가 프리미엄 경쟁력에 기반해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미국의 교체 주기가 도래했다는 논리가 힘을 얻었다. "신가전 및 빌트인 제품군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에서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며 "TV는 올레드 주도권을 유지하고자 하고, 자동차 부품은 생산 차질이라는 변수만 제거되면 분기 단위 흑자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로,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