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 신년사를 보면 올해 채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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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신년사로 본 채용 키워드]
메타버스(3차원 공간) 시무식, 최우수 사원이 신년사 낭독, 음악회·스크린 골프 이벤트 시무식…
코로나19가 바꾼 국내 주요기업들의 시무식 풍경이다. 임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표의 신년사를 경청하는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다만, 총수들의 메시지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새로운 변화의 기틀 마련'이 핵심이었다. 금융권의 신년사에서는 '디지털 혁신'이 주제였다. 연초 각사 대표들의 신년사는 그해 채용과정에도 반영된다. 신년사를 통해 어떤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둘지 예측할 수 있다. ◆"미래 신사업 공격적 추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올해 미래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경영환경 속에서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앞세워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3일 신사업에 대한 도전과 고객 기반 혁신을 강조하는 내용의 신년사를 일제히 내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는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이뤄낸 성과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과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임직원에게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며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프런티어(개척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미리 내놓은 신년 동영상 메시지에서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가치 있는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가능성을 고객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겠습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사업 분야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강력한 실행으로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주요 그룹 총수들이 3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신사업 확대와 고객 기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들은 올해를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지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신사업과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던진 핵심 메시지는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다. 정 회장은 이날 메타버스를 통해 임직원에게 전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친환경 톱티어 브랜드’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특히 “올해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고객 관리로 이어지는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도전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인재라도 포용할 수 있는 조직의 개방성과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쇼핑과 호텔 등에 외부 출신 대표를 영입하고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린 시무식에서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의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라며 “최고의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별도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대한 전략과 비전도 제시됐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2028년까지 상업 생산 규모의 데모 플랜트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일상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회장은 “100년 한화의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의 성과를 앞당기고, 신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올해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은 특히 △항공우주 △그린에너지 △디지털금융 등의 사업은 단기간 내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위기가 가져온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기로, 항공 수요도 서서히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며 “무엇보다 고객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취임한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기존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중 중점 추진 과제로는 △사업 시너지 극대화 △데이터 자산 기반 글로벌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을 제시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최소 10년 뒤의 미래를 향한 큰 그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규정하며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온전한 디지털 전환(피보팅)”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발견’과 ‘연결’을 신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변화된 요구에 맞는 가치를 찾는 ‘발견’과 그것들의 합을 키우는 ‘연결’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주력 사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새해 시무식을 이메일을 통한 신년인사로 대체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했다. ◆5대 금융지주 키워드는 '플랫폼'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경영의 키워드로 ‘플랫폼’과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신생 메기였던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주식시장 데뷔와 동시에 ‘금융 대장주’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빅테크(대형 IT 기업)와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짙게 드러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산·이익 규모에서의 큰 격차에도 리딩금융그룹인 KB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는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의 KB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자”고 했다.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기업금융·자산관리·자본시장 등 본원적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한 이재근 국민은행장 역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표방하며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 KB가 확실히 승기를 잡고 ‘금융 시가총액 1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금융사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디지털 생태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관행과 성공 방식이 오히려 혁신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일하는 문화의 대전환을 독려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온·오프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옴니채널 플랫폼’이 신한의 지향점”이라며 올해 개인뱅킹과 기업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결국은 멸종했던 ‘덩치만 큰 공룡’이 되지 않으려면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빅테크가 갖지 못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대형 채널로 탈바꿈하고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증권 부문 등 무게감 있는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특화한 플랫폼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이제 디지털은 금융에서도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본업”이라며 글로벌 부문에서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금융의 본질인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잘해온 사업 모델이라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김일규/빈난새 기자 kkm1026@hankyung.com
코로나19가 바꾼 국내 주요기업들의 시무식 풍경이다. 임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표의 신년사를 경청하는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다만, 총수들의 메시지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새로운 변화의 기틀 마련'이 핵심이었다. 금융권의 신년사에서는 '디지털 혁신'이 주제였다. 연초 각사 대표들의 신년사는 그해 채용과정에도 반영된다. 신년사를 통해 어떤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둘지 예측할 수 있다. ◆"미래 신사업 공격적 추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올해 미래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경영환경 속에서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앞세워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3일 신사업에 대한 도전과 고객 기반 혁신을 강조하는 내용의 신년사를 일제히 내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는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이뤄낸 성과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과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임직원에게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며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프런티어(개척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미리 내놓은 신년 동영상 메시지에서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가치 있는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가능성을 고객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겠습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사업 분야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강력한 실행으로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주요 그룹 총수들이 3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신사업 확대와 고객 기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들은 올해를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지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신사업과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던진 핵심 메시지는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다. 정 회장은 이날 메타버스를 통해 임직원에게 전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친환경 톱티어 브랜드’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특히 “올해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고객 관리로 이어지는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도전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인재라도 포용할 수 있는 조직의 개방성과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쇼핑과 호텔 등에 외부 출신 대표를 영입하고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린 시무식에서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의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라며 “최고의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별도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대한 전략과 비전도 제시됐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2028년까지 상업 생산 규모의 데모 플랜트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일상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회장은 “100년 한화의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의 성과를 앞당기고, 신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올해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은 특히 △항공우주 △그린에너지 △디지털금융 등의 사업은 단기간 내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위기가 가져온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기로, 항공 수요도 서서히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며 “무엇보다 고객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취임한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기존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중 중점 추진 과제로는 △사업 시너지 극대화 △데이터 자산 기반 글로벌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을 제시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최소 10년 뒤의 미래를 향한 큰 그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규정하며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온전한 디지털 전환(피보팅)”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발견’과 ‘연결’을 신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변화된 요구에 맞는 가치를 찾는 ‘발견’과 그것들의 합을 키우는 ‘연결’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주력 사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새해 시무식을 이메일을 통한 신년인사로 대체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했다. ◆5대 금융지주 키워드는 '플랫폼'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경영의 키워드로 ‘플랫폼’과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신생 메기였던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주식시장 데뷔와 동시에 ‘금융 대장주’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빅테크(대형 IT 기업)와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짙게 드러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산·이익 규모에서의 큰 격차에도 리딩금융그룹인 KB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는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의 KB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자”고 했다.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기업금융·자산관리·자본시장 등 본원적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한 이재근 국민은행장 역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표방하며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 KB가 확실히 승기를 잡고 ‘금융 시가총액 1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금융사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디지털 생태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관행과 성공 방식이 오히려 혁신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일하는 문화의 대전환을 독려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온·오프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옴니채널 플랫폼’이 신한의 지향점”이라며 올해 개인뱅킹과 기업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결국은 멸종했던 ‘덩치만 큰 공룡’이 되지 않으려면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빅테크가 갖지 못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대형 채널로 탈바꿈하고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증권 부문 등 무게감 있는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특화한 플랫폼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이제 디지털은 금융에서도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본업”이라며 글로벌 부문에서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금융의 본질인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잘해온 사업 모델이라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김일규/빈난새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