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카는 대표적인 선도 기술 중 하나다. 김현진 서울대 우주항공학과 교수(사진)는 “추격형 테크 모델로는 도전하기 힘든 분야”라며 “소수의 승자가 기술과 사람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만 해도 “정면 도전하기보다 미국 등 가능성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타트업에 간접 투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테크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이 한국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수는 “플라잉카의 기초는 드론”이라며 “미국이 DJI 등 중국 드론 기업에 대해 장벽을 쌓으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DJI는 무인비행장치로 불리는 드론 시장에서 점유율이 70%(작년 말 기준)에 육박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대중 강경파들이 DJI를 ‘하늘을 나는 화웨이’에 비유하며 제재 방안을 촉구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조업 강국의 노하우를 잘 살리면 UAM산업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업체가 경쟁하고 있지만 기체 단가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양산능력을 갖춘 소수 업체만 시장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용 배터리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가벼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을 내놓는 곳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