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피터르 브뤼헐 '눈 속의 사냥꾼', 혹독한 계절에도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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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지친 사냥꾼들이 발목까지 차오르는 눈을 헤치고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고개를 푹 숙인 사냥꾼 세 명은 물론 뒤따르는 사냥개들까지 풀이 죽은 모습이다. 오늘 수확이라고는 작은 여우 한 마리가 전부라서다. 뒤로 보이는 허름한 여관 앞에서는 사람들이 짚불을 쬐고 있다. 언덕 너머로 시선을 돌리면 눈 덮인 마을과 산의 풍경,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피터르 브뤼헐(1528~1569)의 대표작 ‘눈 속의 사냥꾼’이다.
16세기 플랑드르 지방에서 활동한 브뤼헐은 서양을 대표하는 풍속화가로 꼽힌다. 농민들의 일상을 스냅사진 찍듯 정교하게 묘사한 그림으로 이름이 높다. 이 작품은 평범한 농촌의 1월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유럽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플랑드르는 정치적으로도 혹독한 계절을 지나고 있었다. 네덜란드에 침입한 스페인의 펠리페 2세가 주민들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키기 위해 온갖 압박을 가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림 속 민초들의 활기찬 일상이 팬데믹과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겹쳐 보인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16세기 플랑드르 지방에서 활동한 브뤼헐은 서양을 대표하는 풍속화가로 꼽힌다. 농민들의 일상을 스냅사진 찍듯 정교하게 묘사한 그림으로 이름이 높다. 이 작품은 평범한 농촌의 1월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유럽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플랑드르는 정치적으로도 혹독한 계절을 지나고 있었다. 네덜란드에 침입한 스페인의 펠리페 2세가 주민들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키기 위해 온갖 압박을 가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림 속 민초들의 활기찬 일상이 팬데믹과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겹쳐 보인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