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착공식 참석 전날 참모들에게 언급…靑 "北 미사일 발사 겹쳐 부각안돼"
靑 "울산 동남권 철도개통식도 균형발전 위한 것…선거개입 의심 아쉬워"
문대통령 "새해 첫 일정 강원도로 선택…균형발전 강조 위한 것"
지난 5일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사업 착공 현장을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보다 하루 전 참모들에게 해당 행사에 담긴 국가균형발전의 취지를 부각해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일이 맞물려 '북한이 도발하는데도 남북철도협력을 강조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사실 그보다는 균형발전에 무게를 두고 일정을 준비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9일 SNS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행사 전날인 지난 4일 자신과 박경미 대변인을 불러 "내일 착공식에 참석하는데 언론이 어떤 관점으로 보도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제가 새해 첫 현장 일정으로 강원도 철도 착공 일정을 선택한 것은 낙후지역에 대한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며 "관광산업 활성화와 유라시아로 뻗어갈 경제철도의 의미에 언론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날 대다수 언론은 문 대통령이 남북철도협력을 강조했다는 데에 초점을 맞춰 보도를 했다.

이를 두고 박 수석은 "(이 행사를 다룬 기사 가운데)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한 기사는 많지 않았다.

착공식에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었고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날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수석은 "(이 행사로) 균형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충분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이 이처럼 후일담을 전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별개로 균형발전의 의미를 담은 일정이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 '이번 일정이 부적절했다'는 야권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또 지난해 12월 28일 울산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 개통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두고 야권이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국가균형발전의 대의가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쉽다"고 응수했다.

박 수석은 "초광역협력을 위해서는 권역 내 주요 거점을 잇는 교통망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역교통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국정목표 중 하나로 삼아 지역경제 활력 제고 및 지방분권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부터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지방자치 관련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인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출범하는 것 등을 언급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2.0'이 다음 정부에서 꽃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