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천연가스를 친환경 에너지로 조건부 인정하는 녹색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 초안을 공개하자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거래소에 상장된 탄소포집 설비 제조사 아커카본캡처(종목명 ACC.OL)다.

노르웨이 아커카본캡처, 탄소포집 설비 제조사 중 전세계 단 하나뿐인 상장사
탄소포집이란 공장과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하 등에 저장하거나 다른 산업 용도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전 세계 탄소포집 설비 제조사 중 상장사는 아커카본캡처가 유일하다.

그린택소노미 초안에 따르면 유럽 가스발전소는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받으려면 평균 탄소 배출량을 ㎾h당 270g으로 감축해야 한다. 현재 유럽 가스발전소의 평균 탄소 배출량은 430g이다. 미국도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법안’에 탄소포집 관련 예산 86억달러를 집어 넣었다. 탄소포집 설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탄소포집 시장 규모는 2020년 20억달러에서 2025년 95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아커카본캡처 매출은 2020년 200만달러에서 2023년 1억620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커카본캡처는 노르웨이 상장사라 국내에서 이 회사 주식을 사려면 증권사에 전화 주문을 넣어야 한다. 미국 장외주식시장(OTC)에서도 종목명 AKCCF로 거래 가능하다. 6일(현지시간) 주가는 작년 11월 9일 고점(34.37크로네) 대비 25.75% 빠진 25.52크로네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U가 탄소배출권 가격을 탄소포집 비용보다 높게 설정할 것이기 때문에 아커카본캡처의 장기 성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은 탄소배출권 값이 싸면 탄소포집 장치를 공장에 설치하는 대신 배출권을 사는 게 이익이지만,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포집 장치를 다는 게 낫다. 2020년까지는 탄소포집 비용이 t당 50유로 수준이고 배출권 가격은 30유로대였다. 하지만 지난해 배출권 가격이 80유로대로 상승하며 포집 장치의 경제성이 확보됐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