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도 못 뜨고 3년째 '올스톱'
미군부지 반환 문제 해결 안돼
"부지 밖으로 노선 빼 착공할 것"
한남뉴타운에 보광역 신설 주목
용산 "입주민 교통편의 개선"
역신설 비용 조달 등은 과제
고양 잇는 서북부연장 연내 결론
서울시 "균형발전 위해 시급"
통과땐 삼송~용산 25분 걸려
동빙고역 위치 바꿔 착공 추진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신분당선 연장 사업 개선안을 마련해 이달 주한미군, 국방부 등과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당초 수송부 부지 안에 신설될 예정이었던 ‘동빙고역’이 부지 밖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반환 부지 아래로 지나가도록 설계됐던 지하노선 경로도 변경한다. 최대한 미군 측과 이해관계가 없는 곳으로 공사 지점을 변경해 착공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반환 지역 지상 공사 등 미군 측 반대가 심한 곳을 반영해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지난해 말 일부 부지 반환이 이뤄지는 등 여건도 개선돼 조만간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분당선은 분당, 판교, 양재 등 인기 주거지와 업무지구를 한 번에 지나가기 때문에 ‘황금노선’으로 불린다. 기존 수원 광교~성남 정자~서울 강남 운행 구간을 강남~신사~용산으로 확대하는 서울 구간(7.75㎞) 연장 사업이 1, 2단계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이 중 2단계는 신사역에서 시작해 강북에 동빙고(신설)~국립박물관(신설)~용산역(정차)을 새로 짓는다.
협의가 본격화되면 ‘보광역’ 신설 논의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와 서울시는 2단계 구간 노선을 일부 변경해 한남뉴타운 인근에 보광역을 신설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대규모 주거타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만큼 교통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와 역 신설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여력 등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한남뉴타운 조합원들이 비용을 대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역 신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이를 요구한 원인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한남뉴타운 구역마다 진행 단계가 다른 데다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아 현실적인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북부 연장 여부도 관심
정부는 당초 2019년 초 착공을 거쳐 2025년 개통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부지 반환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신사~용산 구간이 실제 개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철도업계에선 현장조사, 공사 기간, 주 52시간 근로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하면 2030년은 돼야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추산한 2단계 공사 기간은 72개월이다.강남에서 신사를 잇는 서울 연장 1단계 구간은 2016년 착공해 오는 5월 개통이 예정돼 있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7호선 논현역, 9호선 신논현역이 이 노선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
서울 연장 1·2단계 사업과 별도로 서울시에서 제안한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용산~은평뉴타운~삼송지구) 사업 추진 여부도 곧 판가름 난다. 기획재정부는 이달께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해 연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3년 은평뉴타운 교통정책으로 처음 추진된 이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며 표류해왔다. 하지만 국토부가 지난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2021~2030년)’에 포함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서울 균형발전 관점에서 중요성이 크고 시급한 사업”이라며 “경제성평가 통과를 위한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북부 연장이 통과되면 삼송역에서 용산역까지 25분(현재 4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