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바디프랜드 부스를 방문한 참관객이 다리를 독립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로봇 형태 안마의자 ‘팬텀 로보’를 체험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바디프랜드 부스를 방문한 참관객이 다리를 독립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로봇 형태 안마의자 ‘팬텀 로보’를 체험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제공
안마의자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바디프랜드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기업으로 변신을 꾀한다. 심전도 측정을 통한 질병 진단·혈압 측정 및 관리 기능이 포함된 안마의자 등 의료기기에 준하는 제품을 속속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제품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이 대폭 강화된 20여 종류의 안마의자를 출시할 계획이다. 송승호 바디프랜드 마케팅전략본부장은 9일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연구개발에 최근 5년간 약 800억원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연 2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인체의 다양한 생체신호를 분석하고 질병 예측 및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기업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이 같은 변신을 엿볼 수 있는 9종의 안마의자 신제품을 출품했다. ‘팬텀 하트’(가칭)는 양쪽 손과 발 부위에 있는 6채널 전극을 통해 심전도 측정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측정한 심전도를 통해 심방세동, 심근경색, 심부전, 빈혈 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사용자가 하루 한 번 안마를 받는 것으로 다양한 질병의 맞춤형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마의자에 혈압계를 적용해 혈압 측정을 할 수 있는 제품(가칭 엘리자베스 메디컬)도 이번 CES 2022에서 첫선을 보였다. 올 상반기 출시를 앞둔 안마의자 ‘다빈치’는 생체 전기저항을 통해 체성분을 측정하는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근육량, 체지방률, BMI(체질량지수), 체수분 등을 분석한다. 체성분 정보에 맞는 안마 프로그램 추천 기능도 적용됐다. 상황에 따라 양쪽 다리에 서로 다른 움직임과 마사지를 할 수 있게 설계된 로봇 형태 안마의자 ‘팬텀 로보’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바디프랜드의 헬스케어 제품 개발에는 2016년 구축한 사내 ‘메디컬 R&D센터’가 핵심 역할을 했다. 정형외과, 한방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분야별 전문의는 물론 뇌공학자, 물리치료사, 음악치료사 등 전문인력까지 상주하는 연구개발 조직이다. 회사의 첫 의료기기 인증 제품(팬텀메디컬 케어)도 센터 작품이다. 2020년 출시된 팬텀메디컬 케어는 목디스크, 거북목 교정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작년까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헬스케어 제품의 선전으로 지난해 바디프랜드의 매출(작년 3분기 누적)은 역대 최고 수준(4405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일본의 파나소닉, 이나다패밀리 등을 제치고 1위(2020년 기준)를 지키고 있다. 송 본부장은 “헬스케어산업 트렌드가 치료·사후관리 중심에서 만성질환의 사전관리로 바뀌고 있다”며 “건강수명 10년 연장을 목표로 삼아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