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회삿돈 1980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가 횡령한 돈 전부로 주식투자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한 돈으로 한 주식투자의 손실이 커지자 1430억원을 한꺼번에 횡령해 동진쎄미켐 주식을 샀고, 이마저도 손실이 나자 주식을 매도한 뒤 금괴와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여덟 차례에 걸쳐 1980억원을 빼돌릴 때마다 주식을 샀다.
횡령 초기에는 주식 투자 수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3월께 횡령한 100억원은 다시 회사 계좌에 돌려 놓았기 때문이다.

이후 이씨는 횡령 규모를 늘려 작년 10월 전까지 450억원을 빼돌려 주식을 샀지만,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이씨가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작년 10월 1430억원을 한꺼번에 횡령해 동진쎄미켐 주식 392만주를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동진쎄미켐 주가가 하락세를 타면서 횡령한 돈을 되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이씨는 주식을 매도해 금괴와 부동산 등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행적을 바탕으로 경찰은 이씨가 윗선의 지시를 받아 범행한 게 아닌 쪽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는 이씨의 아내와 처제, 회사의 재무팀 직원들과의 공모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계속 파악할 방침이다.

이씨의 주식투자 손실로 인해 회사의 손실액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생겼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