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도 종량제봉투의 가격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쓰레기 처리의 '배출자 부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환경부가 공개한 쓰레기 종량제 현황(2020년도 기준)에 따르면 2020년 시도별 평균 청소예산자립도와 주민부담률은 각각 32.6%, 32.3%로 집계됐다.
이는 각 33%였던 2019년보다 낮아진 수치다.
청소예산자립도는 청소 관련 총예산(쓰레기 수집·운반·처리 비용 등)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의 종량제봉투, 재활용품 판매 수익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주민부담률은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수집·운반·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 중에서 주민들로부터 종량제봉투 판매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 수수료를 징수한 금액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쓰레기 종량제는 생활 폐기물의 발생량을 감소시켜 처리비용을 절감하고 자원의 재활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1995년 도입됐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수년째 종량제봉투 가격을 올리지 않은 채 지자체 예산으로 처리비용을 충당해 '쓰레기 비용을 배출자가 부담하게 한다'는 쓰레기 종량제의 목적을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을 낳았다.
1995년 10ℓ, 20ℓ가 각 150원, 260원 정도였던 가정용 종량제 봉투의 가격은 2013년 각 233원, 465원을 거쳐 2020년 각 259원, 510원을 기록하는 등 인상폭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청소예산 자립도는 2002년 평균 31.82%를 기록한 후 소폭의 변동은 있었으나 2020년까지도 32%대에 머물러 20년 가까이 사실상 크게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시도별 편차도 커서 가장 높은 울산시의 경우 청소예산자립도와 주민부담률이 각 58.4%, 67.7%였으나, 가장 낮은 전남은 각 21.9%, 13.4%에 그쳤다.
환경부는 종량제봉투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지자체 등에 권고해왔다.
아울러 환경 분야 우수 지자체를 평가할 때 재정자립도 및 주민부담률의 개선 등을 함께 고려해 지자체의 자립 역량 향상을 독려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지자체와 함께 시작한 청소 현장 실태조사를 올해 3월 마무리해 실제 청소할 때 필요한 장비 및 인력 등이 충분한지 확인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필요한 예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제시할 수 있다면 지자체가 이를 종량제봉투 가격 등에 반영해 청소 자립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2026년 수도권 지역을 시작으로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면 청소예산자립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직매립이 금지되면 소각하거나 재활용하는 등 처리 과정이 추가되는데 그 비용을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등으로 충당하지 않으면 결국 지자체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부족한 장비 및 인력 등 청소 현장의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지자체들이 종량제봉투 가격을 인상하는 등 청소 예산 자립도를 끌어올릴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는 점 또한 고려해 종량제봉투 가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법무부는 쿠팡의 주주인 미국 국적의 그린옥스와 알티미터 등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법무부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중재의향서에서 "지난해 12월 1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국회와 행정부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겨냥해 진상조사 등 각종 행정 처분과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는 한미 FTA의 공정·공평 대우 의무, 내국민 대우 의무와 최혜국 대우 의무, 포괄적 보호 의무, 수용 금지 의무를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상대 국가에 보내는 서면으로, 그 자체가 정식 중재 제기는 아니다. 의향서 제출 90일 이후 정식으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법무부는 "향후 내부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수립하고 중재의향서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이날 로이터통신도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조사하고 관세 및 기타 제재를 포함한 적절한 무역 구제 조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한 전국 과기원에서 학교폭력 이력으로 인한 불합격자가 속출한 것으로 확인됐다.22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AIST를 비롯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4대 과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신입생 모집 관련 학폭 감점 현황에 따르면, 수시모집에서 학폭 이력으로 감점을 받은 지원자는 모두 불합격 됐다. 우선 KAIST는 2026학년 학사과정 입학전형 수시모집에서 학폭 감정 대상 인원 12명을 모두 탈락시켰다. GIST, UNIST에서도 각각 2명, 1명이 학폭 감점을 받아 불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DGIST는 학교생활기록부에 학폭 조치사항 4~9호가 기재된 학생의 경우, 아예 지원을 제한하고 있어 해당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황 의원은 "피해자에게 평생의 상처를 남기는 학교폭력을 철없는 시절 일탈 정도로 치부해선 안 된다. 대입에서 학교폭력 감점은 처벌이나 낙인을 찍는 게 아니라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라는 가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암호화폐를 보관하던 중 상당량을 분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상당량이 사라진 사실을 최근 인지했다. 비트코인이 사라진 시점은 지난해 중순께로 알려졌다.검찰은 비트코인을 보관하던 담당 직원이 피싱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압수한 비트코인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지갑에 개인 키를 저장해 관리하는데, 해당 직원이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개인 키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이 피싱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현재까지 사라진 비트코인의 정확한 규모와 피해 경위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분실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광주지검은 전국 검찰청 가운데서도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곳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은 2만4613개의 비트코인을 입금받아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30대 여성 A씨를 2023년 기소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320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광주지검은 담당 직원의 과실 가능성을 포함해 분실 경위를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실 경위와 비트코인 회수를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