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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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수 한 그릇에 9만8000원. 지난해 조선팰리스호텔이 하루 20그릇 한정 판매한 ‘샤인머스캣 빙수’의 가격이다. 1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주말마다 매진 행진을 빚어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에 이어 호텔빙수의 대표선수로 떠올랐다.
# 이마트는 올해 설 선물세트용 샤인머스캣 물량을 지난해 설 당시보다 2배로 늘렸다. 샤인머스캣 선물세트 매출이 전체 과일 선물세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설 1% 수준에서 2021년 설 6%로 뛰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설 확보 물량의 2배 수준인 75t의 샤인머스캣을 공수했다.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1914라운지바에서 판매한 샤인머스캣빙수.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1914라운지바에서 판매한 샤인머스캣빙수.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껍질째 먹는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의 인기가 뜨겁다. 일반 캠벨 포도보다 높은 가격에도 호텔 빙수, 선물세트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재배면적에서도 고급포도 강자로 꼽히던 거봉을 뛰어넘었다.

11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가격은 1년 전보다 3분의 1가량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2㎏ 상품 상자 기준 소매 가격은 4만2062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 1년 전보다 29.3% 뛰었다.

재배면적이 넓어졌지만 추운 날씨와 꾸준한 수요가 이어져 가격이 더 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샤인머스켓의 국내 재배면적은 4196헥타르(㏊)로 5년새(2016년 278ha) 10배 이상 넓어졌다. 국내 재배면적 2위 거봉(2789㏊)도 제쳤다. 1년 만에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이 2913ha에서 44%나 늘어난 반면 거봉 재배면적은 3055ha에서 2789ha로 축소됐다.

내년에는 재배면적 1위인 포도 캠벨(캠벨얼리·4862㏊)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구원이 제시한 올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 전망치는 5192ha로 캠벨얼리 전망치(4502ha)보다 넓다.
사진=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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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출하 물량이 늘었지만 추운 겨울 유통가 안팎의 다양한 프로모션과 선물 수요, 수출 물량 등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18브릭스(Brix)로 일반 캠벨 포도보다 4~5브릭스 높아 비싼 고급 포도다.

겨울철 인기 과일인 딸기의 몸값이 급격히 뛴 점도 샤인머스캣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딸기의 공급 부족 속 대안으로 샤인머스캣을 찾는 유통업체와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

이마트 관계자는 "샤인머스캣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 2021년산 샤인머스캣 물량이 조기에 소진됐다"며 "올해 상반기 판매할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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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고품질 샤인머스캣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포도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4.1% 급증한 387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대다수를 샤인머스캣이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과 중국(860만달러), 베트남(900만달러) 등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