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추진해온 핵심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 작업이 오는 5월 이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1년 동안 셀트리온 주가가 반토막이 된 만큼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셀트리온그룹은 오는 4월 10일까지 1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10일 발표했다. 셀트리온이 1000억원(54만7946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500억원(67만3854주)어치 매입한다. 2017년 3월(457억원)과 2018년 11월(978억원)에 비해 자사주 매입 규모를 대폭 키웠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이유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꼽았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 결정 덕분에 이날 셀트리온(18만7000원)과 셀트리온헬스케어(7만5800원) 주가는 2.4%씩 올랐다. 하지만 1년 전 최고점에 비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각각 51%, 56% 미끄러졌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발표로 셀트리온 상장 3사 합병은 5월 이후에나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다른 회사와 합병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 경우 이사회 개최일로부터 1개월 전에는 자사주 취득을 할 수 없다’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규정 때문이다. 미공개 정보인 합병을 앞두고 회사가 인위적으로 형성된 가격에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이 끝나는 4월 10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5월 10일 이후에나 합병 이사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1월 상장 3사 합병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는 셀트리온과 이를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