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모바일뱅킹 플랫폼, 더 빠르고 간편해야 빅테크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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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리더에게 듣는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
카뱅보다 낮은 시총 인정하고
최신 기술로 플랫폼 혁신해야
자산관리·상담기능 접목 땐 승산
카뱅보다 낮은 시총 인정하고
최신 기술로 플랫폼 혁신해야
자산관리·상담기능 접목 땐 승산
“자산과 이익 규모에서 많은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KB금융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의 이런 냉정한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새해를 이런 ‘반성문’으로 시작했다. 고객과 임직원, 주주에게 전하는 신년사를 통해서다.
KB금융은 고객 수(3600만 명), 총자산(650조원), 순이익(작년 3분기 누적 3조7700억원) 등에서 카카오뱅크(총자산 35조원, 순이익 1700억원)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그런데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24조336억원(1월 10일)으로 카뱅 24조2806억원보다 적다. 한때 그 격차가 10조원 이상이었지만 최근 카뱅 주가가 떨어지면서 크게 좁혀졌다.
윤 회장의 반성문에서 ‘카뱅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나 ‘KB금융이 저평가돼 있다’는 논리로 시장의 평가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간으로 4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 규모이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최후의 만찬’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고 있다.
카뱅에 이어 올해부터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대대적인 침공이 예고돼 있다. 전열을 정비한 케뱅과 토뱅은 연초부터 낮은 가격(저금리)의 신용대출로 KB금융의 안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카뱅은 조만간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다. 인터넷은행 3인방의 공세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바로 소매금융의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다. 대형 은행이 사이좋게 나눠먹었던 ‘파이’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5대 은행이 ‘과점 형태’로 장악하고 있는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그룹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넘버원 금융플랫폼’ 비전을 언급하며 ‘3S(simple, speedy, secure)’를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더 신속하게 간편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KB금융의 간판 플랫폼 ‘KB스타뱅킹’ 가입자는 현재 1170만 명. 전체 온·오프라인 고객 360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카뱅 가입자는 1800만 명에 이른다.
윤 회장은 “디지털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데 전통 은행들이 빅테크, 나아가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는 물음을 저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에게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중심 디지털플랫폼 제공을 통해 3600만 고객이 KB금융그룹 안에서 편리하게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갖지 못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오프라인 상담 기능까지 모바일에 접목하면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윤 회장 생각이다.
윤 회장의 비전이 성과를 내려면 가시밭길을 뚫어야 한다. 무엇보다 거대 조직의 디지털 전환이다. 플랫폼 기술은 뛰어난 개발자 수백~수천 명을 투입하면 성과가 곧바로 나온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1만5000명 은행 직원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툭하면 ‘행장 물러나라’고 소리치는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다. 노조 동의 없이는 인력 재편이 어려운 데다, 무턱대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수도 없다. 적자 점포 폐쇄도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등 외부 눈치를 봐야 한다. 윤 회장은 “디지털 적응을 위해 전사적으로 ‘리스킬-업스킬(reskill-upskill)’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소통과 협업을 통해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마켓부문장 겸 금융부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새해를 이런 ‘반성문’으로 시작했다. 고객과 임직원, 주주에게 전하는 신년사를 통해서다.
KB금융은 고객 수(3600만 명), 총자산(650조원), 순이익(작년 3분기 누적 3조7700억원) 등에서 카카오뱅크(총자산 35조원, 순이익 1700억원)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그런데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24조336억원(1월 10일)으로 카뱅 24조2806억원보다 적다. 한때 그 격차가 10조원 이상이었지만 최근 카뱅 주가가 떨어지면서 크게 좁혀졌다.
윤 회장의 반성문에서 ‘카뱅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나 ‘KB금융이 저평가돼 있다’는 논리로 시장의 평가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간으로 4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 규모이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최후의 만찬’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고 있다.
카뱅에 이어 올해부터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대대적인 침공이 예고돼 있다. 전열을 정비한 케뱅과 토뱅은 연초부터 낮은 가격(저금리)의 신용대출로 KB금융의 안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카뱅은 조만간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다. 인터넷은행 3인방의 공세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바로 소매금융의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다. 대형 은행이 사이좋게 나눠먹었던 ‘파이’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5대 은행이 ‘과점 형태’로 장악하고 있는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그룹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넘버원 금융플랫폼’ 비전을 언급하며 ‘3S(simple, speedy, secure)’를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더 신속하게 간편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KB금융의 간판 플랫폼 ‘KB스타뱅킹’ 가입자는 현재 1170만 명. 전체 온·오프라인 고객 360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카뱅 가입자는 1800만 명에 이른다.
윤 회장은 “디지털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데 전통 은행들이 빅테크, 나아가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는 물음을 저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에게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중심 디지털플랫폼 제공을 통해 3600만 고객이 KB금융그룹 안에서 편리하게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갖지 못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오프라인 상담 기능까지 모바일에 접목하면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윤 회장 생각이다.
윤 회장의 비전이 성과를 내려면 가시밭길을 뚫어야 한다. 무엇보다 거대 조직의 디지털 전환이다. 플랫폼 기술은 뛰어난 개발자 수백~수천 명을 투입하면 성과가 곧바로 나온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1만5000명 은행 직원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툭하면 ‘행장 물러나라’고 소리치는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다. 노조 동의 없이는 인력 재편이 어려운 데다, 무턱대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수도 없다. 적자 점포 폐쇄도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등 외부 눈치를 봐야 한다. 윤 회장은 “디지털 적응을 위해 전사적으로 ‘리스킬-업스킬(reskill-upskill)’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소통과 협업을 통해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마켓부문장 겸 금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