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신예들을 육성·지원해 온 금호문화재단이 올해의 상주음악가로 선정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2·사진)의 첫 연주회가 1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신년음악회를 마련한 이날 공연을 비롯해 김동현은 올해 네 차례의 연주회를 직접 기획해 선보인다. 지난 10일 만난 그는 “상주음악가 선정을 계기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음악가로서 삶의 방향을 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김동현은 떠오르는 신예다. 2016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음악콩쿠르에서 2위, 2019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3년부터 국내 공연장 가운데 처음으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도입한 금호문화재단이 그를 열 번째 상주음악가로 선택한 이유다. 금호문화재단은 선정된 상주음악가에게 1년 동안 4~5회의 음악회를 직접 기획하도록 지원한다. 피아니스트 김다솔을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피아노),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이지윤·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거쳐갔다.

금호문화재단의 최연소 상주음악가가 된 김동현은 올해 네 번의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로 ‘온도’를 선택했다. 첫 무대인 신년음악회의 제목은 ‘22℃의 산뜻함’. 온도에 맞게 화사하고 따뜻한 레퍼토리를 선택했다.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32번’, 후버이의 ‘카르멘 환상곡’ 등을 들려준다. 그는 “음악을 배울 때 색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관객들이 색채를 실감나게 느끼려면 온도를 떠올리면 좋을 것 같았다. 비슷한 온도를 지닌 작품으로 심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공연 제목에도 온도를 적어놨다. 오는 4월 열리는 음악회는 ‘100℃의 뜨거움’으로 정했다. 셰드린의 ‘알베니즈 풍으로’, 파야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 등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8월에 개최하는 독주회는 ‘0℃의 차가움’이다.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을 연달아 들려준다. 현악기 특유의 날카로운 음색을 차가움에 은유했다. 12월로 예정된 마지막 공연 ‘36.5℃의 포근함’에선 브람스의 대표작들을 선사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