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움·차가움 등 주제로
올해 네 차례 공연 직접 기획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김동현은 떠오르는 신예다. 2016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음악콩쿠르에서 2위, 2019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3년부터 국내 공연장 가운데 처음으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도입한 금호문화재단이 그를 열 번째 상주음악가로 선택한 이유다. 금호문화재단은 선정된 상주음악가에게 1년 동안 4~5회의 음악회를 직접 기획하도록 지원한다. 피아니스트 김다솔을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피아노),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이지윤·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거쳐갔다.
금호문화재단의 최연소 상주음악가가 된 김동현은 올해 네 번의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로 ‘온도’를 선택했다. 첫 무대인 신년음악회의 제목은 ‘22℃의 산뜻함’. 온도에 맞게 화사하고 따뜻한 레퍼토리를 선택했다.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32번’, 후버이의 ‘카르멘 환상곡’ 등을 들려준다. 그는 “음악을 배울 때 색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관객들이 색채를 실감나게 느끼려면 온도를 떠올리면 좋을 것 같았다. 비슷한 온도를 지닌 작품으로 심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공연 제목에도 온도를 적어놨다. 오는 4월 열리는 음악회는 ‘100℃의 뜨거움’으로 정했다. 셰드린의 ‘알베니즈 풍으로’, 파야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 등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8월에 개최하는 독주회는 ‘0℃의 차가움’이다.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을 연달아 들려준다. 현악기 특유의 날카로운 음색을 차가움에 은유했다. 12월로 예정된 마지막 공연 ‘36.5℃의 포근함’에선 브람스의 대표작들을 선사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