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컴퍼니] 차바이오텍 “미국 CDMO 시설 가동과 세포치료제 후속 임상 동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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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은 국내에서 신약 개발 생태계를 가장 잘 구축한 기업으로 꼽힌다. 산업계, 학계, 연구원, 병원 등을 모두 아우른 인프라를 갖고 있다. 차의과학대가 기초연구를, 차종합연구원이 후보물질 발굴을 담당하면 차미래연구원과 차병원이 임상을 진행한다. 유전자 검사 및 시술도 모두 자체 네트워크로 해결이 가능하다. 7개국에 78개 메디컬 센터를 두고 있어 해외 임상이 원활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회사 차헬스케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440여 병상 규모인 할리우드차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2020년 병원 매출을 30%가량 끌어올렸다. 호주 7개 도시에서 난임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도 의료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지난해 6월 호주에서 착상 전 배아 유전자검사(PGT) 사업도 시작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생산능력, 당초 계획보다 3배로
차바이오텍은 국내와 미국 양쪽에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쓰이는 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하기 위해 선진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생산시설을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짓고 있다. 올 초 완공해 상반기 중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생산 공정 개발은 독일 사토리우스에서 지원받는다.
바이러스 벡터는 세포·유전자치료제에 유전자를 심을 때 이용하는 매개체다. 차바이오텍은 미국 CDMO 시설에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렌티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벡터 10종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00L 규모 배양기를 도입한다. 임상 1·2상용 의약품에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항체치료제 대비 수율이 10배가량 높아 수십만L 규모 설비를 운용하는 항체치료제와 달리 수백L 규모로도 CDMO 사업이 가능하다. 차바이오텍은 향후 플라스미드DNA, mRNA, 세포치료제의 미국 위탁생산(CMO)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추가 설비를 증설하기 위해 6600㎡ 규모 부지를 물색 중이다. 완공을 앞둔 현재 생산시설 규모(3300㎡)를 3배로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임상 3상 단계에 있거나 상용화된 세포·유전자치료제에도 바이러스 벡터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임상 1~3상 전 단계에서 바이러스 벡터를 공급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생산시설의 조건에 따라 그 성질이나 효능이 쉽게 바뀐다. 이 때문에 임상 1상용 시료의 CDMO를 의뢰하는 신약 개발사는 향후 2·3상에서도 같은 CDMO에 임상 시료 생산을 맡기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국내에선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제2 판교테크노밸리 내 6만5127㎡ 부지에 세포치료제 GMP 시설을 짓고 있다. 제1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기존 생산시설(1000㎡ 규모)보다 60배 크다. 이미 엑소코바이오, 이노스템바이오, 에스씨엠생명과학, 스템랩 등 10여 개사에서 CDMO 의뢰를 받아 진행 중이다.
탯줄 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상반기 임상 2건 신청
신약 개발은 줄기세포치료제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이 중 줄기세포치료제는 탯줄에서 추출한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한다. 퇴행성 디스크를 대상으로 한 ‘코드스템-DD’는 지난해 3월 임상 1상을 마치고 2a상을 진행 중이다. 올 1분기 중 결과를 확보한 뒤 2분기에 임상 2b상 시험계획을 신청하는 게 목표다. 2b상에서 나올 유효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1개 조직에서 치료제 60만 회분을 생산 가능한 정도까지 대량배양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골수 유래 줄기세포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차바이오텍은 국내에서만 매년 만성 요통환자 20만 명이 새로 발생하는 만큼 상용화 시 시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1분기 임상 1·2a상 시험계획 신청을 앞두고 있는 난소기능부전 치료 후보물질 ‘코드스템-POI’는 회사의 강점을 잘 살린 파이프라인으로 평가받는다. 차바이오텍은 호주 등 해외에서 난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난임 시술 건수는 연간 5만 건에 달한다. 임상 환자를 선별하기에 좋은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다.
난소기능부전은 젊은 층에선 호르몬 이상으로, 고령층에선 노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에 여성호르몬 투여 요법이 쓰이고 있지만 장기 투여 시 유방암, 심장병, 뇌졸중 발병 위험이 증가할뿐더러 근본적인 치료 방식이 아니다. 차바이오텍은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해 원시난포의 성장과 활성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100개월째 생존 확인한 NK세포치료제, 다음달 임상 2상 신청
면역세포치료제는 자연살해(NK)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가 NK세포치료제를 이용한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 후보물질 ‘CBT101’로 1월 중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고 2월에 2상 시험계획을 신청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은 기존 대비 NK세포의 증식력을 2000배 높이고 5~10% 수준이던 NK세포 활성도를 90%까지 높인 세포배양기술을 이 파이프라인에 적용했다.
CBT101은 연구자 임상에서 고무적인 데이터를 얻은 바 있다. 재발성 교모세포종은 평균 생존율이 10개월 수준에 불과하다. 차바이오텍은 환자 14명으로 한 연구자 임상에서 이 기간을 22.5개월로 늘렸다.
오상훈 대표는 “참여 환자 중 1명은 100개월째, 또 다른 1명은 70개월째 생존 중”이라며 “향후 임상 2상에서 유효성 데이터가 나오면 미국 임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CBT101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만큼 임상 1상을 면제받거나 간소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빠르게 현지 임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도 개발 중이다. 기존 치료제는 레보도파와 같은 도파민 대체제를 투여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차바이오텍은 신경 전구세포에서 분화시킨 도파민성 신경세포로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재 전임상 중으로 2023년 임상 진입이 목표다. 이주현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
자회사 차헬스케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440여 병상 규모인 할리우드차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2020년 병원 매출을 30%가량 끌어올렸다. 호주 7개 도시에서 난임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도 의료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지난해 6월 호주에서 착상 전 배아 유전자검사(PGT) 사업도 시작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생산능력, 당초 계획보다 3배로
차바이오텍은 국내와 미국 양쪽에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쓰이는 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하기 위해 선진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생산시설을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짓고 있다. 올 초 완공해 상반기 중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생산 공정 개발은 독일 사토리우스에서 지원받는다.
바이러스 벡터는 세포·유전자치료제에 유전자를 심을 때 이용하는 매개체다. 차바이오텍은 미국 CDMO 시설에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렌티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벡터 10종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00L 규모 배양기를 도입한다. 임상 1·2상용 의약품에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항체치료제 대비 수율이 10배가량 높아 수십만L 규모 설비를 운용하는 항체치료제와 달리 수백L 규모로도 CDMO 사업이 가능하다. 차바이오텍은 향후 플라스미드DNA, mRNA, 세포치료제의 미국 위탁생산(CMO)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추가 설비를 증설하기 위해 6600㎡ 규모 부지를 물색 중이다. 완공을 앞둔 현재 생산시설 규모(3300㎡)를 3배로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임상 3상 단계에 있거나 상용화된 세포·유전자치료제에도 바이러스 벡터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임상 1~3상 전 단계에서 바이러스 벡터를 공급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생산시설의 조건에 따라 그 성질이나 효능이 쉽게 바뀐다. 이 때문에 임상 1상용 시료의 CDMO를 의뢰하는 신약 개발사는 향후 2·3상에서도 같은 CDMO에 임상 시료 생산을 맡기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국내에선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제2 판교테크노밸리 내 6만5127㎡ 부지에 세포치료제 GMP 시설을 짓고 있다. 제1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기존 생산시설(1000㎡ 규모)보다 60배 크다. 이미 엑소코바이오, 이노스템바이오, 에스씨엠생명과학, 스템랩 등 10여 개사에서 CDMO 의뢰를 받아 진행 중이다.
탯줄 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상반기 임상 2건 신청
신약 개발은 줄기세포치료제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이 중 줄기세포치료제는 탯줄에서 추출한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한다. 퇴행성 디스크를 대상으로 한 ‘코드스템-DD’는 지난해 3월 임상 1상을 마치고 2a상을 진행 중이다. 올 1분기 중 결과를 확보한 뒤 2분기에 임상 2b상 시험계획을 신청하는 게 목표다. 2b상에서 나올 유효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1개 조직에서 치료제 60만 회분을 생산 가능한 정도까지 대량배양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골수 유래 줄기세포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차바이오텍은 국내에서만 매년 만성 요통환자 20만 명이 새로 발생하는 만큼 상용화 시 시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1분기 임상 1·2a상 시험계획 신청을 앞두고 있는 난소기능부전 치료 후보물질 ‘코드스템-POI’는 회사의 강점을 잘 살린 파이프라인으로 평가받는다. 차바이오텍은 호주 등 해외에서 난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난임 시술 건수는 연간 5만 건에 달한다. 임상 환자를 선별하기에 좋은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다.
난소기능부전은 젊은 층에선 호르몬 이상으로, 고령층에선 노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에 여성호르몬 투여 요법이 쓰이고 있지만 장기 투여 시 유방암, 심장병, 뇌졸중 발병 위험이 증가할뿐더러 근본적인 치료 방식이 아니다. 차바이오텍은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해 원시난포의 성장과 활성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100개월째 생존 확인한 NK세포치료제, 다음달 임상 2상 신청
면역세포치료제는 자연살해(NK)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가 NK세포치료제를 이용한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 후보물질 ‘CBT101’로 1월 중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고 2월에 2상 시험계획을 신청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은 기존 대비 NK세포의 증식력을 2000배 높이고 5~10% 수준이던 NK세포 활성도를 90%까지 높인 세포배양기술을 이 파이프라인에 적용했다.
CBT101은 연구자 임상에서 고무적인 데이터를 얻은 바 있다. 재발성 교모세포종은 평균 생존율이 10개월 수준에 불과하다. 차바이오텍은 환자 14명으로 한 연구자 임상에서 이 기간을 22.5개월로 늘렸다.
오상훈 대표는 “참여 환자 중 1명은 100개월째, 또 다른 1명은 70개월째 생존 중”이라며 “향후 임상 2상에서 유효성 데이터가 나오면 미국 임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CBT101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만큼 임상 1상을 면제받거나 간소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빠르게 현지 임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도 개발 중이다. 기존 치료제는 레보도파와 같은 도파민 대체제를 투여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차바이오텍은 신경 전구세포에서 분화시킨 도파민성 신경세포로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재 전임상 중으로 2023년 임상 진입이 목표다. 이주현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