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과 기술협력 성과…제논·크립톤 국산화도 추진
포스코, 반도체용 희귀가스 '네온' 생산 설비·기술 첫 국산화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희귀가스 네온(Ne)의 생산 설비 및 기술을 국산화하고 성공적으로 첫 제품을 출하했다.

포스코는 12일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을 개최했다.

네온은 제논(Xe), 크립톤(Kr) 등과 함께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주목받는 희귀가스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므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약 1천6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희귀가스 시장이 2023년에는 약 2천800억원 규모로 확대되는 등 연평균 2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반도체 업계는 희귀가스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네온은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사용되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원재료 중 하나로, 공기 중에 0.00182% 밖에 포함돼 있지 않다.

과거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을 겪으며 국산화 시도가 이뤄졌으나 외국 기술에 의존한 개발에 그쳤고, 이 역시도 생산이 중단돼 현재 수요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기업인 TEMC와 협력해 2019년 말부터 약 2년에 걸쳐 네온 생산의 완전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제철 공정용 가스 생산에 사용 중인 대형 공기분리장치를 활용해 광양제철소 산소공장과 TEMC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의 네온 생산 설비를 자체 개발했다.

또한 이를 통해 추출한 네온을 TEMC가 독자 기술로 정제한 후 완제품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까지 생산하는 전 공정의 국산화를 완성했다.

이번에 준공한 설비는 고순도 네온 기준으로 연간 약 2만2천Nm3(노멀 입방미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수요의 16%가량을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시운전을 통해 제품 품질 평가를 마무리했으며, 올해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개선 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인 '성과공유제'의 결실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기존 설비와 TEMC의 기술력을 활용해 네온 생산 설비 및 공급 체계를 새롭게 갖췄으며, TEMC는 성공적인 과제 수행에 대한 인센티브로 초기 투자금을 모두 보상받고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네온의 장기 구매권을 확보했다.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은 "산업가스 시장의 숙원 과제였던 네온의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강소기업과 상생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희귀가스의 기술적 해외 의존도를 완전히 해소하고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반도체용 친환경 가스 제조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등 산업가스 사업을 회사의 ESG 경영에 발맞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향후 네온 생산 설비의 증설을 통해 국내 네온 공급망을 견고히 하고, 마찬가지로 100% 수입에 의존 중인 제논과 크립톤 역시 강소기업과의 협업으로 생산기술을 개발해 국내 산업가스 시장의 상생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