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애니메이션·디지털제작팀의 김율 PD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회사 거점 오피스인 ‘CJ ENM 제주점’에서 근무했다. 매일 아침 오토바이로 해안도로를 달리며 출근했다. 화상 회의엔 본사 사무실 컴퓨터를 원격 조정해 참여했다. 김 PD는 “휴양지에서 일하니 출근이 즐거웠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잘 떠올랐다”고 말했다.

CJ가 거점 오피스 도입 등 인사와 조직문화에 파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해 최고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J는 임직원들의 자율적인 근무 공간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거점 오피스 ‘CJ 워크온(Work ON)’을 도입한다고 12일 밝혔다. 수도권 내 CJ 주요 계열사 사옥을 거점화해 △서울 용산구(CJ올리브네트웍스, CJ CGV) △서울 중구(CJ제일제당센터) △경기 고양시(CJ LiveCity)에 160여 석을 마련했다. 앞으로 서울 강남 등 수도권 핵심 지역을 비롯해 경기, 제주 등으로 거점 오피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CJ는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임직원이 소속 계열사와 직무에 관계없이 그룹 내 다양한 사업·직무에 도전할 수 있는 ‘잡 포스팅’을 시행했다. 직급에 관계없이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 공모제’를 신설할 예정이다.

인사평가 제도도 개편했다. 개인의 역량과 성과 기여도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상시성과관리, 다면피드백 등을 새로 도입했다. CJ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환경을 조성하고, 성과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피드백과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