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獨 렝거파치 '즉물사진', 사물 자체의 美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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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투명한 유리 용기들이 빛을 받았다. 유리를 통과한 빛은 피사체들의 본래 모습과는 다른 형상을 바닥에 그렸다. 독일 신즉물주의 사진을 이끌었던 알베르트 렝거파치가 1927년께 촬영한 것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유리 제품들과 빛, 그림자를 추상화처럼 담아냈다.
20세기 초 베를린공대에서 화학 수업의 하나로 사진을 접한 렝거파치는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하며 본격적인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꽃이나 생활 속의 사물을 클로즈업해 찍는 ‘즉물사진’을 파고들었다. 대상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나 묘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피사체를 객관적으로 표현했다. 사진을 통해 사물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질서 체계를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멋진 풍경이나 사회적 사건이 아니라 사물 자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작업이었다. 그 사진들은 당시 제한적이던 사진의 영역을 훌쩍 넘어선 것이었다. 인간의 눈이 평소 보지 못했던 새로운 리얼리티를 드러낸 렝거파치의 작품들은,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20세기 초 베를린공대에서 화학 수업의 하나로 사진을 접한 렝거파치는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하며 본격적인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꽃이나 생활 속의 사물을 클로즈업해 찍는 ‘즉물사진’을 파고들었다. 대상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나 묘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피사체를 객관적으로 표현했다. 사진을 통해 사물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질서 체계를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멋진 풍경이나 사회적 사건이 아니라 사물 자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작업이었다. 그 사진들은 당시 제한적이던 사진의 영역을 훌쩍 넘어선 것이었다. 인간의 눈이 평소 보지 못했던 새로운 리얼리티를 드러낸 렝거파치의 작품들은,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