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러시아위원회' 2년 반 만에 회의…돌파구 없이 종료 나토 "우크라 침공시 비싼 대가" vs 러 "우크라 군사지원 중단해야"
예상대로 이번에도 별다른 합의는 없었다.
지난 10일 미국-러시아 협상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러시아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변 군사위기 해소와 러·서방 안전보장 방안 논의를 위해 만났으나 이견만을 재확인한 채 협상을 종료했다.
나토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 시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유럽 국가의 안보 자주권 등 핵심 원칙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 추가 확장은 유럽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나토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양측은 다만 유럽 안보 문제에 대한 솔직한 대화와 협상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협상 지속 가능성을 열어뒀다.
AP,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나토와 러시아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로 고조된 군사 위기 해소 방안과 유럽 안보 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서방 간 연쇄 협상의 일환이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국들과 러시아 사이에는 큰 의견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의 이견은 메우기 쉽지 않을 것이지만, 모든 나토 동맹국과 러시아가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실질적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 측은 군비 통제와 새로운 무력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다른 많은 문제에 대한 일련의 협상을 제안했지만, 러시아 측은 수용도 거부도 하지 않았고, 답을 주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를 재개하고 향후 회동 일정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나토 30개 회원국이 러시아의 핵심적 요구에 동의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며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거부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나는 국제적 체계와 유럽 안보의 근본적인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면서 "모든 국가는 자국의 길을 선택할 자주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왜 핵무기로 무장한 러시아가 훨씬 더 작은 국가인 우크라이나에 위협을 느끼는지, 왜 우크라이나 접경 인근에서 실탄 발사 훈련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일은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외무차관도 회의 뒤 별도 기자회견에서 "대화는 상당히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깊이 있고 풍부했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근본적 문제들에 대한 많은 이견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지역 내 군비통제에 대한 약화를 지적하면서 "추가적 상황 악화는 유럽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럽 안보 악화에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는 나토의 확장 과정"이라면서 "현재 많은 나라가 나토에 가입했고 그들의 영토는 러시아에 대한 전력 투사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심각하게 러시아의 안보를 훼손하고 러시아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토 확장은 어떠한 안보 분야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루슈코 차관은 "우크라이나의 상황 안정화를 돕기 위해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적 지원과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추가 확장 중단에 관한 법적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지원하며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방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공격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정을 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열린 NRC 회의는 나토와 러시아 간 협의, 협력 등을 위해 2002년 설치된 기구다.
양측은 NRC를 통해 공동의 이해가 있는 다양한 안보 문제에 대해 대화하거나 정보를 교환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크림 병합 등으로 러·서방 관계가 악화하면서NRC 회의는 2019년 7월 이래 개최되지 않았으며, 이번에 약 2년6개월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이날 협상은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길어져 4시간 넘게 진행됐다.
러시아 대표단은 그루슈코 외무차관과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등이 이끌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난 10일 미·러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셔먼 부장관이 대표로 참석했고, 30개 나토 회원국 대사들도 동참했다.
회의는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주재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실무 협상을 벌였으며, 13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중국 판매용 칩인 엔비디아의 H200 등 일부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자동차,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품목관세를 반도체로 확장한 것이다. 다만 타깃을 중국으로 제한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관세를 피해 한국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정명령에 따라 예컨대 대만 TSMC에서 생산한 H200이 중국에 판매될 때 25% 관세가 징수된다. 엔비디아 칩은 사실상 전량을 TSMC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여온 뒤 재수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H200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칩 판매액의 25%를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12월 22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한 뒤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H200을 중국에 팔도록 허용하면서 25%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국고로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다만 이번 반도체 관세는 외관상 공급망 경로에서 미국을 경유해 재수출되는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그런 물량이 거의 없는 한국 반도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또 미국 내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반도체는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미는 지난해 무역 협상을 통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대만, 일본 등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시장에서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이란 말이 나올 만큼 반도체 가격이 뛴 것도 미국이 중국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1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정부가 한때 영공을 폐쇄하는 등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이란 사태에 대한 군사 개입 옵션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명분으로 삼아온 시위대 처형이 중단됐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군사 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상태다.◇美 군사 개입 ‘일단 보류’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시위 진압과 관련해 “(시위대) 살해가 중단됐다고 들었다”며 “(이란 정부의) 처형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소식의 출처가 “매우 신뢰할 만한 소식통”이라며 “그것이 사실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란도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폭스 인터뷰에서 “교수형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하기 시작하면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안보리 회의는 중동 상황을 주제로 15일 오후 3시 유엔본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정부에 압박을 강화하며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시위대에 기관을 점령하라며 강경하게 맞설 것을 촉구했다.미군이 중동 지역 핵심 군사 거점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일부
인터넷과 로그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 앱 ‘비트챗’이 정부에 의해 인터넷이 차단된 이란과 우간다 등에서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트챗은 이란 당국이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8일 인터넷을 차단한 뒤 사용량이 세 배로 늘었다. 반정부 시위 탄압이 이어지고 있는 우간다에서도 올해 들어 비트챗 다운로드 수가 2만8000건에 달하며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두 달간 다운로드 수를 합친 것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우간다에서는 15일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했다. 40년째 집권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7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야권 후보를 중심으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비트챗은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가 지난해 7월 출시한 메신저로, 인터넷 연결 없이 쓸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인근 사용자를 ‘징검다리’ 삼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앱 기능이 단순하고 로그인도 필요하지 않다.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하고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상황에서 시민에게 더없이 요긴한 소통 수단이다. 해당 SNS를 통해 시위 상황도 점차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과거에도 정부가 시위를 억압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의 SNS가 등장해 시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다. 홍콩에서는 2020년 민주화 시위 확산 당시 비트챗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메신저 앱 ‘브리지파이’가 인기를 끌었다.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에서도 2021년 브리지파이 다운로드 수가 100만 회를 넘겼다.임다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