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억대 투자한 사람도 있다던데"…판교 게임사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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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확률형 아이템' 맹폭
윤석열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하겠다"
이재명 "억대 투자한 사람도 있다던데"
안철수 "확률 공개 당연…안 지키면 사기"
윤석열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하겠다"
이재명 "억대 투자한 사람도 있다던데"
안철수 "확률 공개 당연…안 지키면 사기"
대통령 선거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30 남성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각 당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게임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모두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됐던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언급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속 캐릭터를 꾸미거나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장비인 아이템을 돈을 내고 무작위로 받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확률이 복권 당첨 확률만큼 낮다는 데 있다.
좋은 아이템은 많은 돈을 쏟아부어도 나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게임회사는 이들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지 않고 수시로 바꾸기까지 했다. 그러자 이용자들은 게임사들이 불투명하고 지나치게 상업성을 추구한다며 지난해 트럭 시위와 불매운동을 벌이며 논란이 확산했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불투명한 확률 정보로 이용자 불신을 받아 왔다"며 "윤석열 정부는 게임 불공정의 첫 과제가 확률형 아이템의 불공정 해소라는 인식으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게임사가 완전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해 게임 이용자들인 국민들이 게임사를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감시하게 할 것"이라며 구체적 방안까지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용자들이 서로 아이템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게임 사기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게임 사기는 피해액이 100만원 이하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처리 절차가 복잡해 피해자들이 고소를 포기하는 경향이 강하다. 윤 후보는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나란히 지난달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는 "몇백만원, 억대로 투자했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건 사기"라며 "최소한 의무적으로 (아이템 당첨될 확률을) 공개하고, 이를 어기면 현금이 오고 가는 거래에 대한 기만이니 제재도 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 게임업계가 이용자들을 인질로 잡아 배짱을 부린다"며 "확률 공개는 당연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사기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지난해 2월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가 공개한 확률과 실제 확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용자를 속이고 확률이 0%인 아이템을 팔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넥슨은 수차례 사과문을 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이용자들이 경쟁 게임으로 대거 이탈해 '메이플 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국내 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 트럭시위가 벌어졌다. 이용자들은 항의 내용을 트럭에 래핑하고 전광판에도 담아 판교 일대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 운행했다. 오프라인 개최한 '지스타 2021'이 열린 부산 해운대에도 트럭 시위가 진행됐다. 이용자들은 과거 커뮤니티에 불만글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적극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8월 넥슨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해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확률형 이슈로 많은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쳤다. (이용자들이) 넥슨 게임을 앞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넥슨을 꾸준히 지켜봐 주고 다시 한 번 신뢰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도 견제 대상이 됐다. 엔씨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큰 수익을 올린 게임인 데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블레이드 앤 소울2'가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고액 과금 시스템으로 또 한 번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처럼 이용자 불만이 극에 달했지만 업계의 자율규제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게임회사들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대선주자들이 이 문제를 적극 들여다보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 쟁점으로 떠오른 부분은 단연 확률형 아이템 관련 조항. 기존 게임법에 없던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를 포함하고, 확률표기 의무와 위반 시 처벌 조항을 법적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여전히 자율적으로 규제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넥슨은 지난해 말 자사의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나우'를 공개, 메이플스토리에 처음 적용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영업 기밀이 다 노출될 수도 있어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개정안이든 차기 대통령 조치든 관건은 과거 사례부터 적용하느냐, 앞으로 적용을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제 확률형 아이템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들이 나온다. 대선주자들 모두 게임 산업의 중요성 자체는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로 승부를 본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선거 초기부터 공정을 브랜드로 내세운 윤 후보와 게임 분야에 능통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콜라보(협업)가 빛을 발할 것"이라며 "공개발언까지 내놓은 만큼 문제 해결 의지가 강하다. 특히 일부 사례는 문제가 아주 엄중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해야" 한 목소리
13일 게임업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12일 게임회사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를 비롯한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를 위한 4가지 약속'을 발표했다.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속 캐릭터를 꾸미거나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장비인 아이템을 돈을 내고 무작위로 받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확률이 복권 당첨 확률만큼 낮다는 데 있다.
좋은 아이템은 많은 돈을 쏟아부어도 나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게임회사는 이들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지 않고 수시로 바꾸기까지 했다. 그러자 이용자들은 게임사들이 불투명하고 지나치게 상업성을 추구한다며 지난해 트럭 시위와 불매운동을 벌이며 논란이 확산했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불투명한 확률 정보로 이용자 불신을 받아 왔다"며 "윤석열 정부는 게임 불공정의 첫 과제가 확률형 아이템의 불공정 해소라는 인식으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게임사가 완전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해 게임 이용자들인 국민들이 게임사를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감시하게 할 것"이라며 구체적 방안까지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용자들이 서로 아이템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게임 사기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게임 사기는 피해액이 100만원 이하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처리 절차가 복잡해 피해자들이 고소를 포기하는 경향이 강하다. 윤 후보는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나란히 지난달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는 "몇백만원, 억대로 투자했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건 사기"라며 "최소한 의무적으로 (아이템 당첨될 확률을) 공개하고, 이를 어기면 현금이 오고 가는 거래에 대한 기만이니 제재도 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 게임업계가 이용자들을 인질로 잡아 배짱을 부린다"며 "확률 공개는 당연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사기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사 몰린 판교 분위기 '뒤숭숭'
게임업계는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거액을 쏟아부어도 아이템 얻기가 힘든 현재 국내 게임 구조가 '도박판'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야 막론하고 법적 규제 목소리가 나와 대선 이후 조치가 취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면서 게임사들이 몰려있는 판교는 뒤숭숭한 분위기다.넥슨은 지난해 2월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가 공개한 확률과 실제 확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용자를 속이고 확률이 0%인 아이템을 팔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넥슨은 수차례 사과문을 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이용자들이 경쟁 게임으로 대거 이탈해 '메이플 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국내 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 트럭시위가 벌어졌다. 이용자들은 항의 내용을 트럭에 래핑하고 전광판에도 담아 판교 일대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 운행했다. 오프라인 개최한 '지스타 2021'이 열린 부산 해운대에도 트럭 시위가 진행됐다. 이용자들은 과거 커뮤니티에 불만글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적극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8월 넥슨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해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확률형 이슈로 많은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쳤다. (이용자들이) 넥슨 게임을 앞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넥슨을 꾸준히 지켜봐 주고 다시 한 번 신뢰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도 견제 대상이 됐다. 엔씨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큰 수익을 올린 게임인 데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블레이드 앤 소울2'가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고액 과금 시스템으로 또 한 번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처럼 이용자 불만이 극에 달했지만 업계의 자율규제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게임회사들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대선주자들이 이 문제를 적극 들여다보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법안 발의…게임업계 "자율적으로 문제 해결"
현재 국회에는 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을 포함해 다수 규제 법안이 계류된 상태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2020년 12월 이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게임법을 전면 정비하기 위한 92개 조항이 담겼다.그중 쟁점으로 떠오른 부분은 단연 확률형 아이템 관련 조항. 기존 게임법에 없던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를 포함하고, 확률표기 의무와 위반 시 처벌 조항을 법적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여전히 자율적으로 규제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넥슨은 지난해 말 자사의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나우'를 공개, 메이플스토리에 처음 적용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영업 기밀이 다 노출될 수도 있어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개정안이든 차기 대통령 조치든 관건은 과거 사례부터 적용하느냐, 앞으로 적용을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제 확률형 아이템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들이 나온다. 대선주자들 모두 게임 산업의 중요성 자체는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로 승부를 본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선거 초기부터 공정을 브랜드로 내세운 윤 후보와 게임 분야에 능통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콜라보(협업)가 빛을 발할 것"이라며 "공개발언까지 내놓은 만큼 문제 해결 의지가 강하다. 특히 일부 사례는 문제가 아주 엄중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