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주가 급락한 메드팩토…무슨 일이 있었나[이우상의 바이오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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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팩토, 관련 우려에 급락
메드팩토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백토서팁’과 키트루다를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병용한 1차 요법 임상 2상에서 피부독성·간독성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13일 메드팩토는 이날 장이 열린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다. 오후 1시19분 현재는 21.24%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메드팩토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 시간 순서로 보는 사건 개요
메드팩토 취재 결과, 각 사건이 있었던 아주 정확한 날짜까지는 알 수 없었다. 개략적인 시간 순서로 사건을 들춰보았다.
1일 2회 300mg 용법을 1일 2회 200mg 용법으로 변경하는 안건은 부결됐으나, 해당 임상은 식약처로부터 임상 중단 등의 권고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 계획대로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는 상태다.
이 임상은 'PD-L1' 반응률이 1%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백토서팁을 병용투여하는 임상시험이다.
2.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왜 부결했나
위원회에서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용량을 낮추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미충족 수요가 적은 환자군에서 1차 치료제 임상시험을 위해 참여환자들을 위험성에 노출시켜도 되는가가 핵심이었다. 용량을 낮춘다 해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으며, PD-L1 반응률이 높은 환자들에게 이미 효과가 우수한 1차 요법이 있음에도 위험성을 무릅쓰고 백토서팁을 병용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윤리적이냐는 문제가 관건이었다.
3. 용량을 낮추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부작용은 크게 피부독성과 간독성 2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중증 피부독성과 간독성으로 각 1명이 사망했다고 봤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이번 임상에서 백토서팁이 'TGF-β'를 차단하면서 면역반응이 증폭돼 각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했다. 다른 항암 치료를 받지 않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차 요법 임상이었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력이 다른 백토서팁 임상(3차 요법)에 참여하는 환자보다 왕성해 예상 밖의 부작용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가 고연령이어서 이상반응이 높게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덧붙였다.
문제는 용량을 낮추는 것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다. 먼저 간독성 문제를 보면, 메드팩토는 면역반응에 의한 단계적인 연쇄반응(cascade event)에 의해 간부전이 발생한 뒤 담도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봤다. 앞서 설명한 부작용의 원인과 궤를 같이한다. 면역 관련 이상반응인 만큼 용량을 감량하면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다. 특히 백토서팁을 단독 투여했을 때 약물로 인한 간손상 사례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피부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임상참여 환자에게서 확인된 피부 부작용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과 독성표피괴사용해(TEN)다. 약물부작용 때문에 나타나며, 특히 발생 예측이 어려운 부작용으로 꼽힌다.
위원회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SJS 같은 과민반응 계열은 용량의존적이지 않다”며 “투여량을 1000분의 1, 1만분의 1 이하로 감량할 경우 면역반응을 줄일 수 있으나, 2분의 1나 3분의 1 정도로 감량해서는 면역반응 촉발을 막을 수 없다”며 메드팩토의 용량 변경안에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SJS가 특정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과민성이 나타나며, SJS가 발생하면 감량 대신 투약 중단을 시킨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마찬가지로 감량만으로는 SJS 발생을 막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허가된 약 중에도 SJS를 일으키는 약이 있다. 결국, 치료 효과와 위험성의 이해득실을 따져 처방하는 것이다.
백토서팁이 환자가 피부독성으로 사망할 만큼 심각한 SJS 및 TEN을 일으킨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키트루다가 아닌 임핀지와 백토서팁을 병용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에서는 1일 2회 200mg 용법으로 임상을 진행했을 때, 환자 2명에게서 TEN이 발생했지만 사망건이 없었다는 것이 메드팩토의 설명이다. 이는 임상투여 용량을 낮추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TEN이 나타난 환자 2명 모두 중환자실 입원 없이 일반병실에서 조절이 잘 됐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피부독성 부작용을 일으킨 면역증강 기전에 백토서팁이 영향을 미쳤음은 인정했다.
4. 1차 치료제 임상시험을 위해 참여환자들을 위험성에 노출시켜도 되는가
사망 환자가 발생한 임상은 메드팩토가 백토서팁으로 진행하는 유일한 1차 요법 임상이다. 대상 환자는 PD-L1 발현도가 1%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즉, PD-L1 발현도가 50%가 넘는 환자도 임상시험 대상에 포함했는데 이 부분이 도마 위에 올랐다. PD-L1 발현도가 50% 이상인 경우엔 키트루다 처방 시 치료효과가 우수해 건강보험 급여에도 해당된다. 이미 안전성과 치료효과가 확인된 PD-L1 발현도 50%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성이 불확실한 백토서팁 병용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이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메드팩토는 2차 요법으로 임상을 할 경우, 이미 1차 요법에서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병용요법을 위해 또 다시 면역항암제를 투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5. 앞으로는?
메드팩토는 해당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 임상에 대해 현재 자료 보완 중이며, 규제기관을 납득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변경계획서를 재신청한다는 입장이다.
키트루다와 백토서팁과의 임상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대장암을 대상으로도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드팩토에 따르면 대장암 임상에 대해선 투약 용량을 변경하는 안을 위원회가 승인했다. 1차 요법으로 임상 중인 비소세포폐암 임상과 달리 미충족 수요가 큰 3차 요법 임상이기 때문에 위원회가 변경안을 승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상 기자
이 소식이 전해지자 13일 메드팩토는 이날 장이 열린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다. 오후 1시19분 현재는 21.24%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메드팩토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 시간 순서로 보는 사건 개요
메드팩토 취재 결과, 각 사건이 있었던 아주 정확한 날짜까지는 알 수 없었다. 개략적인 시간 순서로 사건을 들춰보았다.
일지 | 비고 |
2020년 12월 17일 | 비소세포폐암 1차 요법 임상 2상 환자 투여 개시 |
2020년 12월 21일 | 첫날 투여 환자에게서 급성 간염 이상 반응. 이후 환자 사망. |
2021년 상반기 중(추정) | 투여 환자에게서 피부 독성 문제 발생. 이후 환자 사망. |
2021년 중순(추정) |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병용용량 변경 신청. |
2021년 12월 3일 | 임상시험 변경계획 건에 대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열림 |
2022년 12월 9일 | 병용용량 변경 신청 자진 철회 |
1일 2회 300mg 용법을 1일 2회 200mg 용법으로 변경하는 안건은 부결됐으나, 해당 임상은 식약처로부터 임상 중단 등의 권고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 계획대로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는 상태다.
이 임상은 'PD-L1' 반응률이 1%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백토서팁을 병용투여하는 임상시험이다.
2.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왜 부결했나
위원회에서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용량을 낮추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미충족 수요가 적은 환자군에서 1차 치료제 임상시험을 위해 참여환자들을 위험성에 노출시켜도 되는가가 핵심이었다. 용량을 낮춘다 해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으며, PD-L1 반응률이 높은 환자들에게 이미 효과가 우수한 1차 요법이 있음에도 위험성을 무릅쓰고 백토서팁을 병용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윤리적이냐는 문제가 관건이었다.
3. 용량을 낮추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부작용은 크게 피부독성과 간독성 2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중증 피부독성과 간독성으로 각 1명이 사망했다고 봤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이번 임상에서 백토서팁이 'TGF-β'를 차단하면서 면역반응이 증폭돼 각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했다. 다른 항암 치료를 받지 않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차 요법 임상이었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력이 다른 백토서팁 임상(3차 요법)에 참여하는 환자보다 왕성해 예상 밖의 부작용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가 고연령이어서 이상반응이 높게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덧붙였다.
문제는 용량을 낮추는 것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다. 먼저 간독성 문제를 보면, 메드팩토는 면역반응에 의한 단계적인 연쇄반응(cascade event)에 의해 간부전이 발생한 뒤 담도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봤다. 앞서 설명한 부작용의 원인과 궤를 같이한다. 면역 관련 이상반응인 만큼 용량을 감량하면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다. 특히 백토서팁을 단독 투여했을 때 약물로 인한 간손상 사례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피부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임상참여 환자에게서 확인된 피부 부작용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과 독성표피괴사용해(TEN)다. 약물부작용 때문에 나타나며, 특히 발생 예측이 어려운 부작용으로 꼽힌다.
위원회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SJS 같은 과민반응 계열은 용량의존적이지 않다”며 “투여량을 1000분의 1, 1만분의 1 이하로 감량할 경우 면역반응을 줄일 수 있으나, 2분의 1나 3분의 1 정도로 감량해서는 면역반응 촉발을 막을 수 없다”며 메드팩토의 용량 변경안에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SJS가 특정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과민성이 나타나며, SJS가 발생하면 감량 대신 투약 중단을 시킨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마찬가지로 감량만으로는 SJS 발생을 막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허가된 약 중에도 SJS를 일으키는 약이 있다. 결국, 치료 효과와 위험성의 이해득실을 따져 처방하는 것이다.
백토서팁이 환자가 피부독성으로 사망할 만큼 심각한 SJS 및 TEN을 일으킨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키트루다가 아닌 임핀지와 백토서팁을 병용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에서는 1일 2회 200mg 용법으로 임상을 진행했을 때, 환자 2명에게서 TEN이 발생했지만 사망건이 없었다는 것이 메드팩토의 설명이다. 이는 임상투여 용량을 낮추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TEN이 나타난 환자 2명 모두 중환자실 입원 없이 일반병실에서 조절이 잘 됐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피부독성 부작용을 일으킨 면역증강 기전에 백토서팁이 영향을 미쳤음은 인정했다.
4. 1차 치료제 임상시험을 위해 참여환자들을 위험성에 노출시켜도 되는가
사망 환자가 발생한 임상은 메드팩토가 백토서팁으로 진행하는 유일한 1차 요법 임상이다. 대상 환자는 PD-L1 발현도가 1%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즉, PD-L1 발현도가 50%가 넘는 환자도 임상시험 대상에 포함했는데 이 부분이 도마 위에 올랐다. PD-L1 발현도가 50% 이상인 경우엔 키트루다 처방 시 치료효과가 우수해 건강보험 급여에도 해당된다. 이미 안전성과 치료효과가 확인된 PD-L1 발현도 50%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성이 불확실한 백토서팁 병용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이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메드팩토는 2차 요법으로 임상을 할 경우, 이미 1차 요법에서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병용요법을 위해 또 다시 면역항암제를 투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5. 앞으로는?
메드팩토는 해당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 임상에 대해 현재 자료 보완 중이며, 규제기관을 납득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변경계획서를 재신청한다는 입장이다.
키트루다와 백토서팁과의 임상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대장암을 대상으로도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드팩토에 따르면 대장암 임상에 대해선 투약 용량을 변경하는 안을 위원회가 승인했다. 1차 요법으로 임상 중인 비소세포폐암 임상과 달리 미충족 수요가 큰 3차 요법 임상이기 때문에 위원회가 변경안을 승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