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녹화물과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어"
이 교수는 지난 13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김 씨의 통화내용 공개가 예고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저는 일단 법률가는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어떻게 저촉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어디에 유포될 것을 예견하고 준비해서 한 대화가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는 "기자라고 해서 통화를 한 것 같진 않다. 친한 사람이라고 여긴 대화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자가 53차례나 저한테 전화한 적이 지금까지 20년 동안 한 번도 없어서 (김 씨와 기자가) 사적 관계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 안의 내용이 뭐가 있든지 간에 녹음해서 이것을 제3자에게 유포시킬 수 있다고 얘기를 한 뒤 대화를 나눴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해 녹화는 동의해서 했다고 치더라도 남녀가 사랑할 때 녹화물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별한 이후 그게 유포될까 벌벌 떨고, 어떤 연예인은 극단적 선택도 하지 않나"라며 "녹화물하고 녹음물하고 뭐가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게 합법이면 어쩔 수가 없겠지만 사실 굉장히 비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7시간 동안의 대화라는 게 아마 많은 부분이 '나는 쥴리가 아니다'를 해명하기 위해서 거의 유도신문하고 아니라고 답변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녹취가 공개되면) 고발을 통해 쥴리 시즌1은 끝났는데, 쥴리 시즌2가 등장하는 꼴"이라며 "왜 대한민국이 쥴리 시즌2를 소비해야 하느냐. 재탕하지 말라는 게 제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그런 내용은 수사에 맡겨놓고 제발 격을 갖춰서 대통령 선거를 했으면 좋겠다"며 "후보 대 후보로 정책 경쟁을 하고 국민이 정확히 알게 해줬으면 한다는 게 제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측은 김 씨와 통화한 약 7시간 분량의 녹음 파일을 MBC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악질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으로 항의방문을 갈 예정이다. 항의방문에는 김 원내대표와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부대표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전원, 비례대표 의원들 등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