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모보다 정신건강이 중요…우울증 치료비 90% 건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사진)가 14일 정신과 치료비에 대해 국가가 90%까지 책임지겠다고 발표했다. 탈모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식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견제하면서 의사 출신으로서 전문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정신건강 국가책임제’ 공약을 내놨다. 그는 “정신건강 의료비 건강보험 보장률을 기존 75.2%에서 90%까지 확대하고, 조현병 환자 등 위험 요소가 큰 환자에겐 빠른 치료를 위해 응급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지난해 4분기 기준 우울 위험군 비율은 18.9%, 자살 생각 비율은 13.6%였다”며 “코로나19가 지속될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장기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인임을 강조했는데, 정신건강이 더 큰 문제”라며 “5000억원가량의 예산 증액만 있으면 이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또 정신병원 강제 입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장에서 전문가위원회로 이관하고, 전 국민 건강검진 항목에 정신건강 검진도 추가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자신을 제외한 채 설 명절 전에 양자 TV 토론을 열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SNS에 “양당 후보님들! 쌍특검 받으랬더니 토론 담합입니까”라고 썼다.

이날 한국갤럽(11~13일 조사)이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안 후보는 17%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37%),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주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 이유가 국민의힘 내홍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지난주 대비 5%포인트, 안 후보는 2%포인트 상승했다.

안 후보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국민의힘에서는 연일 견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일시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단일화와 관련해선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생각하기 전에 당내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며 “홍준표 전 대표와의 단일화 아닌 단일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