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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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광고에서 채굴한 행복 메시지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광고에서 채굴한 행복 메시지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누군들 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으랴.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하다.
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선택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긍정심리학 교수인 소냐 류보머스키(Sonja Lyubomirsky)는 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행복에 대한 18년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템블턴 긍정심리학상(2002)을 수상한 그녀는 『행복해지는 법(How to be Happy)』(2008)에서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책에서는 행복의 결정 요인이 유전적 요인 50%, 의도적 활동 요인 40%, 환경적 요인 10%의 비중을 갖는다는 ‘행복 설정값 파이’를 제시했다.
가난한 사람이 돈을 모아 부자가 되면 잠시 행복을 느끼겠지만 그런 환경적 요인은 행복 요인 100% 중에서 최대 10%까지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인간이란 쾌락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에 성취한 다음에는 행복지수가 이내 원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따라서 40%나 차지하는 의도적 활동 요인을 어떻게 연습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류보머스키의 주장이다.
이탈리아에서 집행된 코카콜라 광고 ‘해피 캔’ 편(2013)을 보자. 위에서 촬영한 코카콜라 캔 두 개가 놓여있다. 캔 위쪽에는 “해피 캔을 여세요(open the happy can)”라는 헤드라인을 배치했다.
두 개의 캔 중에서 왼쪽 캔은 따지 않았고 오른쪽 캔은 딴 상태다. 따낸 캔의 입구를 보니 웃는 입술처럼 스마일 모양을 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2013년에 콜라에 새로운 맛을 가미하고 캔 따개의 윤곽을 살짝 변경했다.
‘해피 캔’ 광고는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한 광고였다. 소비자들은 새로 디자인된 콜라 캔은 따면서 미소를 지으며 저절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미세한 변경이지만 사소한 것이 놀라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카콜라는 워낙 유명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은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캔 입구를 자세히 보면 ‘행복을 여세요(Open Happiness)’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이 말은 캠페인의 슬로건으로도 활용됐다.
해피 캔 광고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진행됐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정치경제적 혼란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탄산음료 캔 하나가 작은 행복을 선사한다는 것을 광고에서 확인하게 된다. 영국에서 집행된 코카콜라 광고 ‘런던 아이’ 편(2015)에서는 행복을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지면의 왼쪽에는 런던의 상징적 조형물인 런던 아이(London Eye)를 간명하게 디자인해 배치했다.
놀이기구의 요소요소에는 코카콜라 로고를 넣었고,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 아이’를 중심으로 수도권 전역에서 캠페인을 전개했다.
“#행복을 선택하세요(choose happiness).” 헤드라인에 아예 해시태그를 붙여 확산을 유도했다. 놀이기구 아래쪽에는 코카콜라 병을 죽 나열했는데, 마치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같다. 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흥미롭게 전달한 광고다.
코카콜라 런던 지사에서는 사람들이 코카콜라 500밀리 병 하나를 살 때마다 셀카봉 하나씩을 제공했는데, 모두 100만 개의 셀카봉이 소진됐다.
코카콜라를 마시는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도록 유도한 이 캠페인은 무생물인 코카콜라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시도와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행복해지는 순간을 포착해 사진으로 남기라는 뜻인데, 소비자들은 행복을 선택하라는 메시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캠페인이 끝난 다음 코카콜라의 브랜드 지수는 캠페인을 하기 전에 비해 8.2% 상승했고, 다이어트 콜라의 브랜드 평판 지수도 11.9점 상승했다.
긍정심리학자 류보머스키 외에도, 미국 하버드대의 심리학과 교수인 댄 길버트(Dan Gilbert) 역시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복 전문가인 그는 행복을 ‘선택의 과학’이라고까지 강조했다. 사안에 따라 예외가 있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실패나 괴로움은 생각하는 것만큼 심하지 않으며, 모든 나쁜 일은 발생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나면 거의 정리되기 때문에 우리의 행복한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
그는 모든 인간이 ‘심리적 면역 체계’를 지니고 있어 나쁜 일도 머잖아 둔하게 느끼게 만든다고 했다. 행복 선택권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을 바탕으로, 그는 각자가 저마다의 행복을 선택하면 행복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인생 뭐 별 거 없어!” 우리는 이런 말을 종종 하는데, 이런 태도가 심리적 면역 체계를 키운다. 예컨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땅이 꺼진 듯 슬퍼하다가도 조금씩 잊히는 것도 심리적 면역 체계가 작동해 망각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우리 앞에는 나쁜 일이 불현듯 다가올 수 있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기업 경영에서도 그렇다. 그때마다 상황을 회피하지 말고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문제 해결도 되지 않고 마음만 피폐해진다. 마음의 방황 상태를 가급적 신속히 정리하면 행복을 선택하는 시간도 더 빨라질 터다.
소냐 류보머스키가 말한 의도적 활동 요인에 기대어, 댄 길버트가 제시한 심리적 면역 체계를 떠올리며, 코카콜라 광고에서 제안한 행복 선택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우리도 저마다의 행복을 선택해보자. 지금 당장!
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선택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긍정심리학 교수인 소냐 류보머스키(Sonja Lyubomirsky)는 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행복에 대한 18년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템블턴 긍정심리학상(2002)을 수상한 그녀는 『행복해지는 법(How to be Happy)』(2008)에서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책에서는 행복의 결정 요인이 유전적 요인 50%, 의도적 활동 요인 40%, 환경적 요인 10%의 비중을 갖는다는 ‘행복 설정값 파이’를 제시했다.
가난한 사람이 돈을 모아 부자가 되면 잠시 행복을 느끼겠지만 그런 환경적 요인은 행복 요인 100% 중에서 최대 10%까지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인간이란 쾌락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에 성취한 다음에는 행복지수가 이내 원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따라서 40%나 차지하는 의도적 활동 요인을 어떻게 연습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류보머스키의 주장이다.
이탈리아에서 집행된 코카콜라 광고 ‘해피 캔’ 편(2013)을 보자. 위에서 촬영한 코카콜라 캔 두 개가 놓여있다. 캔 위쪽에는 “해피 캔을 여세요(open the happy can)”라는 헤드라인을 배치했다.
두 개의 캔 중에서 왼쪽 캔은 따지 않았고 오른쪽 캔은 딴 상태다. 따낸 캔의 입구를 보니 웃는 입술처럼 스마일 모양을 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2013년에 콜라에 새로운 맛을 가미하고 캔 따개의 윤곽을 살짝 변경했다.
‘해피 캔’ 광고는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한 광고였다. 소비자들은 새로 디자인된 콜라 캔은 따면서 미소를 지으며 저절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미세한 변경이지만 사소한 것이 놀라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카콜라는 워낙 유명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은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캔 입구를 자세히 보면 ‘행복을 여세요(Open Happiness)’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이 말은 캠페인의 슬로건으로도 활용됐다.
해피 캔 광고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진행됐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정치경제적 혼란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탄산음료 캔 하나가 작은 행복을 선사한다는 것을 광고에서 확인하게 된다. 영국에서 집행된 코카콜라 광고 ‘런던 아이’ 편(2015)에서는 행복을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지면의 왼쪽에는 런던의 상징적 조형물인 런던 아이(London Eye)를 간명하게 디자인해 배치했다.
놀이기구의 요소요소에는 코카콜라 로고를 넣었고,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 아이’를 중심으로 수도권 전역에서 캠페인을 전개했다.
“#행복을 선택하세요(choose happiness).” 헤드라인에 아예 해시태그를 붙여 확산을 유도했다. 놀이기구 아래쪽에는 코카콜라 병을 죽 나열했는데, 마치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같다. 행복도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흥미롭게 전달한 광고다.
코카콜라 런던 지사에서는 사람들이 코카콜라 500밀리 병 하나를 살 때마다 셀카봉 하나씩을 제공했는데, 모두 100만 개의 셀카봉이 소진됐다.
코카콜라를 마시는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도록 유도한 이 캠페인은 무생물인 코카콜라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시도와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행복해지는 순간을 포착해 사진으로 남기라는 뜻인데, 소비자들은 행복을 선택하라는 메시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캠페인이 끝난 다음 코카콜라의 브랜드 지수는 캠페인을 하기 전에 비해 8.2% 상승했고, 다이어트 콜라의 브랜드 평판 지수도 11.9점 상승했다.
긍정심리학자 류보머스키 외에도, 미국 하버드대의 심리학과 교수인 댄 길버트(Dan Gilbert) 역시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복 전문가인 그는 행복을 ‘선택의 과학’이라고까지 강조했다. 사안에 따라 예외가 있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실패나 괴로움은 생각하는 것만큼 심하지 않으며, 모든 나쁜 일은 발생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나면 거의 정리되기 때문에 우리의 행복한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
그는 모든 인간이 ‘심리적 면역 체계’를 지니고 있어 나쁜 일도 머잖아 둔하게 느끼게 만든다고 했다. 행복 선택권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을 바탕으로, 그는 각자가 저마다의 행복을 선택하면 행복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인생 뭐 별 거 없어!” 우리는 이런 말을 종종 하는데, 이런 태도가 심리적 면역 체계를 키운다. 예컨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땅이 꺼진 듯 슬퍼하다가도 조금씩 잊히는 것도 심리적 면역 체계가 작동해 망각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우리 앞에는 나쁜 일이 불현듯 다가올 수 있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기업 경영에서도 그렇다. 그때마다 상황을 회피하지 말고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문제 해결도 되지 않고 마음만 피폐해진다. 마음의 방황 상태를 가급적 신속히 정리하면 행복을 선택하는 시간도 더 빨라질 터다.
소냐 류보머스키가 말한 의도적 활동 요인에 기대어, 댄 길버트가 제시한 심리적 면역 체계를 떠올리며, 코카콜라 광고에서 제안한 행복 선택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우리도 저마다의 행복을 선택해보자.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