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1년7개월 만에 하락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만 거래되면서 실거래가 지수가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79.9로 전월(180.4)보다 0.79% 하락했다. 경기(167.4)도 역시 전주 대비 0.11% 내리면서 수도권 전체(169)의 11월 실거래가 지수도 0.2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경기도는 2019년 5월 이후 2년6개월 만의 하락이다.

실거래가 지수는 호가 등까지 포함된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최근의 시장 상황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지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거래 절벽이 심화된 가운데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거래돼 지수도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24억5000만원(16층)에 팔려 10월 최고가(26억2000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과 이달 들어서도 24억~25억원대에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2차 전용 84.9㎡는 지난해 11월 말 6억85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가(9월 7억원)보다 1500만원 떨어졌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매수시장에서 비중이 컸던 젊은 수요자들이 대출 문제 등으로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상반기 안에 다소 큰 폭의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