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벌었는데 급여인상은 1%도 안돼"…탄식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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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인데 시중은행인 기업은행
시중은행 성과급 잔치에서 소외
새해 다과비 명목으로 1인당 5000원씩 지급
"시중은행 만큼 일했는데…" 저조한 성과급 불만
국책은행 기준 적용에 희망퇴직도 어려워
시중은행 성과급 잔치에서 소외
새해 다과비 명목으로 1인당 5000원씩 지급
"시중은행 만큼 일했는데…" 저조한 성과급 불만
국책은행 기준 적용에 희망퇴직도 어려워
지난해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가 역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은행과 별반 업무는 다르지 않았음에도 저조한 급여 인상에 연초에 1인당 5000원의 다과비를 지급해 원망을 사고 있는 은행이 있다. 바로 IBK기업은행이다.
15일 기업은행 직원들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직원들은 연말 성과급이 적은데다 1%도 안되는 급여 인상이 확정되면서 상실감을 토로하고 있다.
도화선이 된 건 노조가 지난달 28일 2021년 임금교섭 완료를 알리면서다. 노조는 '최악에서 최선, 아쉽지만 의미있는 성과'라는 제목을 통해 임금인상 0.9%(호봉상승분 별도)와 전직원 비대면 힐링 연수를 성과로 보고 했다. 또한 임금교섭 합의 전 미반영 보상휴가 0.5일 소급 적용을 비롯해 △IBK 전자도서관 도입 △육아휴직 분할 횟수 2회로 확대 등도 성과로 밝혔다.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을 받는 한편, 수천만원의 성과급과 인금인상을 발표하고 있는 와중이어서 기업은행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는 결과였다. 여기에 연초 '다과비' 명목으로 1인당 5000원씩을 계산해 지점별로 지원을 해주면서 분노가 터졌다. 직원들은 화를 넘어 실소까지 나온다며 블라인드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근속 15년이 됐다는 한 은행원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 이익 2조원 이상 냈고, 국책은행이라는 책임감에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출 업무까지 수행하느라 힘든 한해였다"며 "시중은행에 비해 너무나 떨어지는 대우에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부인이 다른 시중은행이라는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OO은행은 연말 성과급 통장에 들어오고 인상분 별도에 연초에 상여를 또 받고 기본 원급에 설 전에 설 상여금도 나온다"며 "한 달을 몰아서 나오니까 비교된다. 우리 와이프 최고"라고 적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의 성격과 시중은행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국책은행은 매년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평가를 받고, 이 결과를 토대로 성과급을 지급받는다. S등급의 경우 기본급의 200% 정도를, A등급은 180% 정도를 받는다. 또 국책은행이다보니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다. 0.9%에 불과한 인상률도 이에 맞춘 숫자다.
때문에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KDB산업은행(산은)이나 한국수출입은행(수은)처럼 국책은행의 길을 가든지,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는 시중은행으로 가든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은행의 지난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82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8% 늘었다. 은행별도 순이익은 1조5237억원에 달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01조4000억원으로 금융권 최초로 중기대출 잔액 200조원을 돌파했다.
20년차인 기업은행 김모씨는 "타행은 빠르게 희망퇴직 받으며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며 "디지털은 말 뿐이고 오래된 시스템과 PC로 업무 처리하는데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객들도 속터질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중은행에 준하는 대우가 있다면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싶다고도 했다.
최근 시중은행은 30대까지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빠른 조직개편을 유도하고 있다. 퇴사 직전 20~36개월치 평균 임금을 주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기업은행을 비롯한 수은과 산은은 정년까지 남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의 45%만을 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국책은행 직원들은 희망퇴직 보다는 임금을 조금더 받을 수 있는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은 만 57세, 산업은행은 만 56세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도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9조5079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에 100만원도 추가로 책정됐다. KB국민은행의 성과급은 월 통상임금(기본급 개념)의 300%로, 전년(통상임금 200%+150만원)보다 확대됐다. 신한은행도 작년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았는데, 작년말 250%를 현금으로 수령했고 나머지 50%를 우리사주 형태로 오는 3∼4월께 받게 된다. 하나은행은 특별성과급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최근 250%를 받았고, 50%는 오는 4월께 지급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15일 기업은행 직원들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직원들은 연말 성과급이 적은데다 1%도 안되는 급여 인상이 확정되면서 상실감을 토로하고 있다.
도화선이 된 건 노조가 지난달 28일 2021년 임금교섭 완료를 알리면서다. 노조는 '최악에서 최선, 아쉽지만 의미있는 성과'라는 제목을 통해 임금인상 0.9%(호봉상승분 별도)와 전직원 비대면 힐링 연수를 성과로 보고 했다. 또한 임금교섭 합의 전 미반영 보상휴가 0.5일 소급 적용을 비롯해 △IBK 전자도서관 도입 △육아휴직 분할 횟수 2회로 확대 등도 성과로 밝혔다.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을 받는 한편, 수천만원의 성과급과 인금인상을 발표하고 있는 와중이어서 기업은행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는 결과였다. 여기에 연초 '다과비' 명목으로 1인당 5000원씩을 계산해 지점별로 지원을 해주면서 분노가 터졌다. 직원들은 화를 넘어 실소까지 나온다며 블라인드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근속 15년이 됐다는 한 은행원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 이익 2조원 이상 냈고, 국책은행이라는 책임감에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출 업무까지 수행하느라 힘든 한해였다"며 "시중은행에 비해 너무나 떨어지는 대우에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부인이 다른 시중은행이라는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OO은행은 연말 성과급 통장에 들어오고 인상분 별도에 연초에 상여를 또 받고 기본 원급에 설 전에 설 상여금도 나온다"며 "한 달을 몰아서 나오니까 비교된다. 우리 와이프 최고"라고 적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의 성격과 시중은행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국책은행은 매년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평가를 받고, 이 결과를 토대로 성과급을 지급받는다. S등급의 경우 기본급의 200% 정도를, A등급은 180% 정도를 받는다. 또 국책은행이다보니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다. 0.9%에 불과한 인상률도 이에 맞춘 숫자다.
때문에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KDB산업은행(산은)이나 한국수출입은행(수은)처럼 국책은행의 길을 가든지,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는 시중은행으로 가든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은행의 지난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82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8% 늘었다. 은행별도 순이익은 1조5237억원에 달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01조4000억원으로 금융권 최초로 중기대출 잔액 200조원을 돌파했다.
20년차인 기업은행 김모씨는 "타행은 빠르게 희망퇴직 받으며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며 "디지털은 말 뿐이고 오래된 시스템과 PC로 업무 처리하는데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객들도 속터질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중은행에 준하는 대우가 있다면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싶다고도 했다.
최근 시중은행은 30대까지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빠른 조직개편을 유도하고 있다. 퇴사 직전 20~36개월치 평균 임금을 주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기업은행을 비롯한 수은과 산은은 정년까지 남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의 45%만을 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국책은행 직원들은 희망퇴직 보다는 임금을 조금더 받을 수 있는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은 만 57세, 산업은행은 만 56세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도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9조5079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에 100만원도 추가로 책정됐다. KB국민은행의 성과급은 월 통상임금(기본급 개념)의 300%로, 전년(통상임금 200%+150만원)보다 확대됐다. 신한은행도 작년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았는데, 작년말 250%를 현금으로 수령했고 나머지 50%를 우리사주 형태로 오는 3∼4월께 받게 된다. 하나은행은 특별성과급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최근 250%를 받았고, 50%는 오는 4월께 지급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