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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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끼리 죄송하다고만 하고 있다. 저희 때문에 생업도 못 하시는 주변 상가 주민들께도 죄송하고... 소방서에도 최대한 부담을 안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광주 붕괴 사고 엿새째인 16일 실종자 가족 대표 안모(45)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안씨는 "저희 바람은 생사라도 확인하고, 어느 지점에 있는지 만이라도 알고 싶다"며 "그러면 언젠가는 수습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안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5명이 층층이 붕괴한 건물 상층부에 갇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인된다면 최상부에서 밧줄을 내리거나 수평으로 고정물을 쌓는 등 방법을 강구하길 촉구하고 있다.

안씨는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장비 투입 의지가 부족하다고 항의하자 지금은 조금 더 되는 것 같긴 하다"며 "소방서는 정신이 없으니 말로 잠깐 브리핑하고 갈 수 있지만 사고 낸 당사자인 현대산업개발은 전광판이라도 설치해 현황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가족들은 수색이 길어지자 '아이파크 붕괴 희생자 가족협의회'(가칭)를 꾸려 실종자 및 피해자와 관련해 필요한 부분을 함께 대응할 계획이다.

안씨는 "지금은 저희에게 시선이 집중돼 있지만, 상황이 바뀌면 입주 예정자·지역 주민·수색 및 현장 처리와 관련해 온갖 논란들이 일어날 것이다"며 "현대산업개발 이미지만 실추된 게 아니라 광주·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일이므로 관련 기관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대처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중 아파트 한 개 동 23~38층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다. 나머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