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행을 택한 주택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상승과 공급 가뭄으로 인한 ‘탈서울’ 추세와 맞물린 결과다. 서울 접근성 개선이 기대되는 경기도 내 교통 호재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통계청 KOSI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광역지자체 중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경기도였다. 총 13만8436명으로 세종(1만6064명) 인천(5547명) 제주(2124명) 등 나머지 인구 증가지역(2만3735명)을 합친 수의 여섯 배에 달했다.

경기도 인구 증가는 분양시장 호조의 주요 배경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지역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8.4 대 1로 집계됐다.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18.9 대 1)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서울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 청약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1㎡당 분양가는 평균 447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분양가(995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교통 호재도 경기 지역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안양시 ‘평촌 두산위브 리버뷰’ 전용 59㎡의 입주권은 지난해 9월 8억476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해 1월 5억6835만원에서 8개월 만에 약 2억8000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계획된 금정역이 가깝다. 지난해 5월 분양한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1순위 평균 809.1 대 1로 역대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GTX-A노선이 들어서는 경기 화성 동탄역 바로 앞에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기 지역 신규 단지의 경우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돼 입주 후 인근 시세와 비슷해지는 사례가 많다”며 “여러 교통 호재로 서울 접근성까지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돼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경기도에서 분양이 잇따른다. 현대건설은 용인시 처인구에서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를 공급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9층, 40개 동, 총 3731가구(전용면적 59~185㎡)로 지어진다. DL이앤씨는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원에 ‘안양 어반포레 자연앤e편한세상’을 선보인다. 지상 최고 29층, 18개 동, 2329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108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