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바통' 잇는다…한국은행 총재 누가 거론되나 [김익환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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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임기 3월말 끝나
청와대 인선작업 '깜깜'
"공백 우려된다" 인식도 퍼져
10여명 물망에 올라
이승헌·윤면식 전현직 부총재
조윤제·조동철 전현직 위원
이창용·신현송·김소영·하준경 물망도
청와대 인선작업 '깜깜'
"공백 우려된다" 인식도 퍼져
10여명 물망에 올라
이승헌·윤면식 전현직 부총재
조윤제·조동철 전현직 위원
이창용·신현송·김소영·하준경 물망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두달여 뒤 끝난다. 하지만 인사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는 인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선거(3월 9일)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다음 정부에 총재 인사권을 넘겨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통화당국 수장의 공백이 생기는 데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상당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치솟는 물가 등 시시각각 경제·금융 상황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천타천으로 내부인사는 물론 관계·학계 인사를 비롯해 10명이 넘는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인선 절차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오는 3월 9일 결정될 차기 대통령 당선인에게 총재 인사권을 넘기는 것이 순리에 맞다는 여론 때문이다. 차기 총재는 임기 내내 다음 정부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오는 5월 9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의 의견을 반영해 차기 총재를 내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부처 관계자는 "현 총재의 임기를 고려하면 청와대는 지금 후보군의 평판 점검에 착수하는 게 맞다"면서도 "청와대 안팎에서 전혀 도는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권 행사를 주저하지 않은 현 정부의 기조를 고려할 때 깜짝 내정자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정과제 설계에 밀려 차기 총재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 14일, 5월 26일 열리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총재의 공백 상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은법에는 총재(의장)가 부재할 경우 금통위에서 미리 정한 위원이 총재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오는 4, 5월 금통위에서 의장의 공백이 생기면 주상영 위원이 의장 직무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와 윤면식 한은 전 부총재가 대표적이다. 이 부총재는 1991년 한은에 입행했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윤 전 부총재는 1983년 입행했고, 검정고시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은 한은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고, 부총재로서 당연직 금통위원을 역임했다. 한은 임직원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은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부총재로서 까다로운 인선 절차를 거쳤다"며 "청문회 절차도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 '인사 카드'로 꼽힌다"고 말했다.
조윤제 금통위원과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지원 금통위원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조 위원은 총재 인사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 후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는 등 국제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통하는 데다 이 정부에서 외교라인 핵심인 주미대사도 거친 경력은 걸림돌이다. '문 정부 사람'이라는 색채가 너무 강해서 차기 정부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위원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JP모간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한은 출신으로 조사국장을 역임한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도 물망에 오른다.
KDI 출신 중에서는 2016~2020년에 금통위원을 역임한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물망에 오른다. 미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자문관 겸 거시경제팀장과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를 거쳤다. 강성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통한다. 하지만 한은 임직원들이 KDI 출신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럭비공 인사'로 반발을 부른 KDI 출신 김중수 전 총재에 대한 반감도 남아 있다.
나라 밖으로는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거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두 사람 모두 한국인으로서 처음 국제금융기구 최고위직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여·야 대선캠프에 몸담고 있는 경제학계 인사들도 하마평에 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을 짜는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국내에서 손꼽히는 통화정책 전문가들"이라며 "총재 가능성도 있지만 차기 정부 경제수석 자리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 밖의 '깜짝 인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인사로는 통화정책·금융위기 연구의 권위자인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지난 1996~1998년, 2003~2011년에 미국 중앙은행(Fed) 워싱턴 본부의 조사통계국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물망에 올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하지만 통화당국 수장의 공백이 생기는 데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상당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치솟는 물가 등 시시각각 경제·금융 상황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천타천으로 내부인사는 물론 관계·학계 인사를 비롯해 10명이 넘는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정부에 인사권 넘기나
23일 한은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의 임기(4년)는 오는 3월 31일에 만료된다. 2014년 4월 취임한 그는 지난 2018년 4월 1일 연임됐다. 한은법 33조에 따르면 총재는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는 만큼 이 총재의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 대통령 임명과 청문회 등의 절차를 소화하려면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3월 초까지 내정자를 발표해야 한다.하지만 청와대는 인선 절차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오는 3월 9일 결정될 차기 대통령 당선인에게 총재 인사권을 넘기는 것이 순리에 맞다는 여론 때문이다. 차기 총재는 임기 내내 다음 정부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오는 5월 9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의 의견을 반영해 차기 총재를 내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부처 관계자는 "현 총재의 임기를 고려하면 청와대는 지금 후보군의 평판 점검에 착수하는 게 맞다"면서도 "청와대 안팎에서 전혀 도는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권 행사를 주저하지 않은 현 정부의 기조를 고려할 때 깜짝 내정자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정과제 설계에 밀려 차기 총재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 14일, 5월 26일 열리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총재의 공백 상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은법에는 총재(의장)가 부재할 경우 금통위에서 미리 정한 위원이 총재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오는 4, 5월 금통위에서 의장의 공백이 생기면 주상영 위원이 의장 직무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한은 전현직 인사 각축
한은과 관계부처, 경제학계의 하마평을 종합하면 한은 내부 인사들이 우선 차기 총재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조직 장악력도 높기 때문이다.이승헌 한은 부총재와 윤면식 한은 전 부총재가 대표적이다. 이 부총재는 1991년 한은에 입행했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윤 전 부총재는 1983년 입행했고, 검정고시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은 한은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고, 부총재로서 당연직 금통위원을 역임했다. 한은 임직원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은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부총재로서 까다로운 인선 절차를 거쳤다"며 "청문회 절차도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 '인사 카드'로 꼽힌다"고 말했다.
조윤제 금통위원과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지원 금통위원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조 위원은 총재 인사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 후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는 등 국제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통하는 데다 이 정부에서 외교라인 핵심인 주미대사도 거친 경력은 걸림돌이다. '문 정부 사람'이라는 색채가 너무 강해서 차기 정부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위원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JP모간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한은 출신으로 조사국장을 역임한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도 물망에 오른다.
KDI 출신도 물망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도 강력한 후보군이다. KDI 출신 인사가 한은 고위직을 꿰찬 것은 금통위원이 비상임직에서 상임직으로 바뀐 1997년 이후 김중수 전 총재, 이덕훈 전 금통위원, 강문수 전 금통위원, 함준호 전 금통위원, 조동철 전 금통위원, 신인석 전 금통위원 등 6명에 이른다.KDI 출신 중에서는 2016~2020년에 금통위원을 역임한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물망에 오른다. 미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자문관 겸 거시경제팀장과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를 거쳤다. 강성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통한다. 하지만 한은 임직원들이 KDI 출신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럭비공 인사'로 반발을 부른 KDI 출신 김중수 전 총재에 대한 반감도 남아 있다.
나라 밖으로는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거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두 사람 모두 한국인으로서 처음 국제금융기구 최고위직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여·야 대선캠프에 몸담고 있는 경제학계 인사들도 하마평에 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을 짜는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국내에서 손꼽히는 통화정책 전문가들"이라며 "총재 가능성도 있지만 차기 정부 경제수석 자리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 밖의 '깜짝 인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인사로는 통화정책·금융위기 연구의 권위자인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지난 1996~1998년, 2003~2011년에 미국 중앙은행(Fed) 워싱턴 본부의 조사통계국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물망에 올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