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에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를 기술이전하면서, 대형 제약사(빅파마)로부터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8일 증권가에서는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의 추가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사노피에 ABL301를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BL301은 BBB 혈관 표면의 ‘IGF1R’을 통해 뇌 안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차별화된 후보물질로, 계열내 최초(first-in-class) 혁신신약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술이전으로 파킨슨 외에도 알츠하이머 원인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또는 타우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로도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하나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파마로부터 이전과는 다른 BBB 셔틀 표적인 IGF1R을 검증 받았고, 사노피에서 받은 선급금 비율은 글로벌 탑티어 수준”이라며 “사노피를 시작으로 빅파마로부터 파이프라인의 기술 검증을 마쳐, 현재 논의 중인 타 제약사와 추가 기술 이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겅쟁사인 디날리 테라퓨틱스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보류 받은 것도 에이비엘바이오에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엄 연구원은 “디날리와 로슈는 에이비엘바이오와 다른 ‘TfR’을 표적한다”며 “디날리는 골수세포 표적 ‘TREM2’ 표적에 BBB투과 플랫폼 ‘ATV’가 적용된 임상을 보류 받아, ATV 플랫폼 문제로 밝혀지면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B’(Grabody-B)의 IGR1R 표적 ABL301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디날리는 사노피, 다케다, 바이오젠과 기술이전을 통해 다수의 ATV 적용 파이프라인을 가졌다”며 “그랩바디-B가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파이프라인 적용과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미국보건의료재정청(CMS)이 제시한 아밀로이드베타 표적 항체 임상 가이드라인이 오는 4월 11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하는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의 임상 가이드라인도 공개될 것이란 예상이다. 엄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IGF1R 표적 항체이면서 후속 개발될 것으로 보이는 아밀로이드베타 표적 항체는 4월 11일 이후에 임상을 진행해도 개발 단계에서 평가 지표의 유효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논문 게재를 앞두고 있고, 데이터 패키지를 자세히 만들었기 때문에 데이터 증명이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며 “ABL301의 후발 효과로 항암물질 ‘ABL503’, ‘ABL111’이 2023년 1상 결과를 앞두고 있어, 공동 개발 중인 아이맵에 기술이전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는 ‘ABL105’의 임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강 연구원은 “비임상에서 ‘41BB’의 강점인 기억 T세포의 항암제 내성 억제 기능을 증명했다”며 “최근 얀센 제넨텍 등 빅파마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만 하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