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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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직장인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가정간편식(HMR)을 많이 사고 있다. A씨는 "재택근무와 아이의 재택수업으로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를 뜻하는 용어)'이 이어지고 있다. 간편식과 배달음식이 없었다면 못 버텼을 것"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A씨와 같은 집밥 수요가 늘면서 국내 즉석조리식품 시장 규모가 2020년 기준 2조원대로 커졌다. 2017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즉석조리식품 시장 규모(출하액 기준)는 2조118억원으로 전년(2019년)보다 18.7% 증가했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자료=농림축산식품부
국내 즉석조리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1352억원으로 성장하며 1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 시장 규모는 2016년(8203억원)과 비교하면 145.3% 급증한 수치다.

이같은 성장의 요인으로는 즉석조리식품 제품 품질 개선과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편의점 점포 수 확대,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 보급률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전보다 간편하게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재료와 조리법을 묶은 '밀키트' 구입이 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조사팀이 최근 3개월 내 즉석조리식품을 구입한 적 있는 20∼69세 소비자 500명 대상으로 구매 품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전보다 더 많이 사는 품목은 밀키트(66.0%)가 가장 많았다. 국·탕·찌개류(54.2%), 즉석밥(42.5%) 순으로 뒤를 이었다. 맞벌이와 1인 가구 증가,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경향 등의 이유로 밀키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응답자 10명 중 8명(82.8%)은 즉석밥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카레·짜장·덮밥소스류(77.4%), 국·탕·찌개류(75.6%), 간편조리세트(63.6%) 등의 구입 경험이 많았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즉석조리식품은 수출도 우상향 추세다. 2020년 즉석조리식품 수출액은 3493만달러(약 416억원)로 전년보다 35.1% 증가했다. 수출물량 역시 2020년 1만3563t으로 직전 해보다 20% 증가했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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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는 즉석밥과 떡볶이 수출액이 각각 53.3%, 56.7% 급증했다. 업계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먹방' 등 콘텐츠와 결합해 K푸드가 해외 소비자들 시선을 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이 라이브방송 등에서 즐겨 먹는 떡볶이와 '불닭볶음면'은 남미와 유럽에서도 화제가 됐다.

조사팀은 "최근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통한 한국 음식문화의 노출이 증가하고 있고, SNS에서 먹방 영상이 인기를 끌며 직접 먹어보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