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재취업, '오래되고 관계지향적 제조업체'일수록 성공확률↑
중장년 근로자가 재취업하기 위해서는 중장년 근로자를 채용해 본 적이 있는 제조업체를 찾는게 취업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업 문화로는 혁신지향적 기업 보다는 관계지향적 기업을 찾는 것이 더 낫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홍성표 카톨릭대 교육대학원 조교수와 연구진은 지난 10월 한국노동연구원 발간 노동정책연구에 '중장년 근로자에 대한 기업체의 채용장벽 인식과 채용의도의 관계에서 조직문화의 조절효과'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울시 소재 기업체 인사담당자와 대표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중장년 채용의도는 과거 중장년 채용 경험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 사이에 큰 차이가 났다. 채용 의도를 5점 척도로 분석한 결과 중장년 직원 채용 경험이 있는 기업은 중장년 근로자 채용의도가 3.44에 달해, 그렇지 않은 기업(2.75)보다 크게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컸다. 제조업의 경우 3.38점의 채용의도를 보였지만 비제조업은 2.38점을 기록했다.

조직 문화 별로 본 결과도 흥미로웠다. 혁신지향 문화와 관계지향 문화는 중장년 채용의도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지향 문화는 구성원에게 신속한 적응과 유연성, 개인의 성장과 창의성을 요구하고, 관계지향 문화는 조직의 가치를 사람, 인적자원에 두고 구성원의 소속감, 배려 등을 중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인사담당자들의 응답에 다르면 기업이 혁신 문화를 가지고 있을수록 중장년 채용의도는 줄어들었다. 반대로 관계 지향적 문화가 높으면 채용의도가 높았다. 연구진은 "관계지향적 문화의 경우 조직구성원 간 신뢰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중장년 재취업 근로자에 대한 수용력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며 "반면 혁신지향적 문화에서는 중장년 근로자가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력 부족, 청년층과의 소통 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나타낸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리통제를 중요시하는 계층적 문화를 말하는 '위계문화'나 성과를 중요시 하는 '성과 문화'는 중장년 채용 의도과 크게 연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문화에 대한 분석을 실시한 결과 비제조업일수록, 업력이 적을수록 '혁신문화'의 수준이 높았다. '관계문화'는 제조업이 비제조업보다 높았다.

종합하면 중장년 근로자가 높은 확률로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이고 '업력이 길고' '과거 중장년 채용경험이 있는' 기업체를 향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특히 소프트웨어 등의 첨단산업 기업일수록 중장년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하고 빠른 기술변화 속에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지식산업의 경우 장기근속 보다 40세 이상이 되면 독립적으로 창업을 하는 업계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혁신문화 수준이 중장년 채용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중장년 근로자 채용을 경험한 기업은 추가적으로 이들을 채용하는 데 심리적 장벽이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업의 조직문화, 업종을 고려한 차별화된 중장년 재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