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전 3개월 바짝 일해 퇴직금 부풀리기?… 평균임금 '직전 3개월' 규정 손봐야
근로기준법(이하 '법')상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법 제2조 제1항 제6호 전문). 근로자가 취업한 후 3개월 미만인 경우도 이에 준하여 산정하고(법 제2조 제1항 제6호 후문), 위 내용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법 제2조 제2항).

이와 같이 산정한 평균임금은 퇴직금(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휴업수당(법 제46조), 재해보상 중 휴업보상, 장해보상, 유족보상, 장례비, 일시보상(법 제79조 내지 제84조), 산재보험 보험급여 중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급여, 상병보상연금, 장례비(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2조, 제57조, 제62조, 제66조, 제71조) 등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실무상 여러 가지 이유로 위와 같은 방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기가 어렵거나 곤란한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경우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판례상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로서, 평균임금 산정 기간에 특수하고도 우연한 사정 등으로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거나 적게 된 경우가 주로 문제가 된다.

판례는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하는 것으로서, 평균임금의 계산에 산입되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월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이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을 경우에는 이를 그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평균임금을 그 산정의 기초로 하는 퇴직금 제도는 직급, 호봉 등에 따른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퇴직급여가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거나 적은 금액으로 되는 것은 그 제도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고 보았다(대법원 1999. 5. 12. 선고 97다501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이러한 경우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즉, 판례는 ① 근로기준법이 정한 방식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경우 통상의 경우보다 평균임금이 '현저하게' 적거나 많고, ② 이러한 현저한 차이의 발생에 '특별한 사유'가 존재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등에서 정한 평균임금 산정 방법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평균임금 산정 방법에 관한 예외를 인정한 판결례로는 ① 퇴직전 3개월의 월 임금이 그 이전 5개월간 월 평균임금에 비하여 약 73% 가량 증가한 사안에서, 그 직전 3개월 간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 사례(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② 택시기사인 근로자가 퇴직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퇴직 직전 5개월 동안 평소보다 많은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납부한 사안에서, 사납금 초과 수입금 부분은 의도적인 행위를 하기 직전 3개월 동안의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의도적인 행위를 한 기간 동안의 동종 근로자들의 평균적인 사납금 초과 수입금의 증가율'을 곱하여 산출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임금 항목들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 사례(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7다72519 판결), ③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최종 시점 기준으로 소급하여 3개월의 기간 중에는 받은 금액이 없거나 과소한 반면, 그 전 다른 기간에 받은 금액이 있거나 많은 임금 항목이 있었던 사안에서,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최종 시점을 기준으로 소급하여 1년의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3개월분으로 환산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한 사례(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2870 판결) 등이 있다.

평균임금은 퇴직금 등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각종 급여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고, 이러한 각종 급여 등에 관한 근로기준법 등 관계 규정의 취지는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데 있다. 따라서 퇴직금 등의 산정기준으로서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하고 있다(대법원 1991. 4. 26. 선고 90누277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따라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거나 적은 금액으로 산정되는 것은 평균임금 제도를 도입한 근본취지에 어긋난다.

법원은 일정한 경우 평균임금 산정방법의 예외를 인정하면서 구체적인 사안마다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명확한 기준이 정립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방식에 따라 산정한 평균임금이 어느 정도로 적거나 많아야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볼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 현저한 차이의 발생에 '특별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것인지 등 모호한 영역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장마다 분기 또는 반기별로 지급 여부나 금액 등이 달라지는 수당이 있거나, 3개월 내에 여러 가지 우연한 사정이 발생할 경우 여전히 평균임금이 통상의 생활임금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많은 사업장에서 근로자와 연봉계약을 체결하여 연간 단위로 임금총액을 산정하고,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서는 사용자의 부담금을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으로 정하여(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0조 제1항) 연간 임금을 산정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입법론상 평균임금 산정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년 단위로 개정하여 부작용을 줄이거나, 전체 근속기간을 적용하여 산정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심요섭 덴톤스리 법률사무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