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45)의 범죄 수익과 재산이 동결됐다.

서울남부지법은 이씨의 부동산과 예금채권 등 시가 기준 약 400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 및 추징보전을 인용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2일 이씨의 증권거래 계좌에 남은 주식 250억원어치와 80억원 상당 부동산, 일부 예금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 및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범죄 피의자가 확정 판결을 받기 전에 불법적으로 취득한 범죄 수익이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경찰이 신청하면 검찰이 청구해 법원이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의 인용에 따라 이씨가 소유한 부동산과 주식, 예금 등 범죄수익과 재산이 동결되면 피해금액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250억원 규모의 주식은 액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그 액수에 상당하는 주식을 동결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가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4일 이씨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이씨 측은 “사내 윗선이 범행을 지시해 횡령금으로 산 금괴 절반을 건넸다”고 주장했으나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 직원으로 일하며 회삿돈 총 2215억원을 빼돌려 개인 주식 투자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본 이씨는 1㎏짜리 금괴 851개(680억원 상당)를 매입해 가족 주거지에 숨겼다. 75억원가량의 부동산을 부인과 처제 명의로 사들이기도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