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체계적으로 인사평가…성과 따라 승진·보상 챙겨준다
디지털 전환(DX)에 앞서가는 여러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에도 아직 인공지능(AI)과 데이터가 깊숙이 파고들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인적자원(HR) 분야다. 임직원 채용, 퇴직 등 사내 업무가 주 업무인 만큼 분석과 증명보다는 HR 담당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AI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알고리즘랩스는 이 점을 파고든 스타트업이다.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사진)는 2016년 회사를 창업한 뒤 기업들이 HR 분야에서 AI 도입 사례가 특히 미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AI를 앞다퉈 도입해 업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다른 분야처럼 HR에도 회사 특성에 최적화한 AI를 도입하면 새로운 인사 평가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손 대표는 “국내 다수 기업 임원진 및 실무진과 미팅을 여러 차례 해본 결과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HR 분야에 AI 도입을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데이터를 충분히 쌓은 뒤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AI 도입을 미루고 있는 업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알고리즘랩스가 선보인 HR AI 솔루션은 △업무 성과 예측 △승진 적합도 예측 △부서 이동 적합도 예측 △연수 추천 △주요 인재 이탈자 예측 등 다섯 가지다. 손 대표는 “회사 HR 업무 담당자와 현장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이에 맞게 자료를 수집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솔루션을 만들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인사 평가가 가능하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고도화한다는 것도 알고리즘랩스 솔루션의 장점이다. 알고리즘랩스가 자체 개발한 ‘AI 파이프라인 옵티마이저’ 덕분이다. 수많은 AI 알고리즘 중에서 주어진 데이터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프로세스로, 기업이 솔루션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쌓일수록 AI 프로그램이 한층 더 진화하도록 설계됐다.

알고리즘랩스의 이런 기술력은 지난해 8월 GC(녹십자홀딩스)에 HR AI 솔루션을 공급하며 인정받았다. 최근엔 HR AI 솔루션 개념을 확장해 대학생들의 장기 휴학, 자퇴 등을 90% 내외로 예측할 수 있는 대학교 전용 솔루션도 출시했다.

손 대표는 “향후 HR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AI 대중화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