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200개…패션왕국 일군 '은둔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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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LVMH 꿈꾸는 '권오일 사단'
'전업 투자자' 대명화학 권 회장
계열사인 코웰패션 등 통해
될성부른 브랜드 알아보고 인수
고유 정체성 지켜주며 지원사격
롯데百 동탄에 25개 브랜드 입점
"대명화학 파워, 이미 대기업 수준"
'전업 투자자' 대명화학 권 회장
계열사인 코웰패션 등 통해
될성부른 브랜드 알아보고 인수
고유 정체성 지켜주며 지원사격
롯데百 동탄에 25개 브랜드 입점
"대명화학 파워, 이미 대기업 수준"
권오일 대명화학 회장이 자금을 투입한 국내 패션 브랜드는 20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개장한 롯데 동탄점에 대명화학이 단일 기업 기준으로 최다인 25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저력이다.
‘얼굴 없는 회장’이라 불릴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는 그의 ‘비전’은 ‘K패션의 세계화’다. 회계사 출신의 ‘전업 투자자’로 정보기술(IT)과 바이오에서 종잣돈을 마련한 권 회장은 끊임없는 브랜드 인수합병(M&A)으로 ‘한국의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를 꿈꾸고 있다. 패션 그룹 대명화학의 영향력은 이미 국내에선 삼성물산, LF, 한섬 같은 대기업 계열 패션 회사에 버금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션 문외한’인 권 회장이 패션그룹을 완성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패션 전문가’와의 연합이다. 첫 출발은 2012년 국내 1세대 패션몰(1999년 출범)인 패션플러스 인수였다. 지난해 45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패션플러스의 채영희 대표는 주로 여성복 브랜드를 키우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화학은 2015년 137억원 투자로 코웰패션의 대주주(71%)에 올라서며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았다. 이순섭 코웰패션 회장은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를 설득해 ‘아디다스 속옷’을 만들어 낸 기업인이다. 홈쇼핑 패션의 ‘대부’로도 통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 3366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거둔 코웰패션은 권 회장의 패션그룹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엔 하고엘앤에프가 대명화학그룹에 편입됐다. 홍 대표는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에 다니던 시절 타미힐피거, 클럽모나코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한국 판권을 가져오는 등 글로벌 패션 시장 흐름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고엘앤에프는 주인이 바뀐 뒤 무신사가 장악한 1020세대 스트리트 패션을 겨냥해 11개 기업 26개 브랜드를 인수하는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오일 사단’의 행보는 K패션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춰져 있다. 대기업 계열의 패션 기업만 해도 해외 브랜드를 거액을 주고 들여오는 데엔 능숙하지만,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엔 속수무책이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관료적 문화에 젖어드는 순간 디자이너의 브랜드 정체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도 신진 브랜드의 등용문은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홍 대표는 “국내 온라인 매출로 브랜드 하나가 올릴 수 있는 연매출 최대치는 기껏해야 150억원가량”이라며 “백화점 등 오프라인에서 성공을 거둬야 해외로 진출할 체력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얼굴 없는 회장’이라 불릴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는 그의 ‘비전’은 ‘K패션의 세계화’다. 회계사 출신의 ‘전업 투자자’로 정보기술(IT)과 바이오에서 종잣돈을 마련한 권 회장은 끊임없는 브랜드 인수합병(M&A)으로 ‘한국의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를 꿈꾸고 있다. 패션 그룹 대명화학의 영향력은 이미 국내에선 삼성물산, LF, 한섬 같은 대기업 계열 패션 회사에 버금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션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대명화학
18일 현재 대명화학이 투자한 패션 기업은 27개사, 브랜드로는 200개가 넘는다. 대명화학 계열인 코웰패션과 온라인 플랫폼인 하고, 패션플러스 등 3사를 통해 인수한 업체들이다. 홍정우 하고엘앤에프 대표는 “될성부른 디자이너 브랜드에 5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해 재무, 마케팅, 유통 전략 등 브랜드 경영을 지원하되 디자이너의 독립성을 최대한 유지해주는 것이 대명화학의 투자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마뗑킴, 코닥, 말본골프, 메종마레, 제이청 키르시, 마리떼, #16 등이 대표 계열 브랜드다.‘패션 문외한’인 권 회장이 패션그룹을 완성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패션 전문가’와의 연합이다. 첫 출발은 2012년 국내 1세대 패션몰(1999년 출범)인 패션플러스 인수였다. 지난해 45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패션플러스의 채영희 대표는 주로 여성복 브랜드를 키우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화학은 2015년 137억원 투자로 코웰패션의 대주주(71%)에 올라서며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았다. 이순섭 코웰패션 회장은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를 설득해 ‘아디다스 속옷’을 만들어 낸 기업인이다. 홈쇼핑 패션의 ‘대부’로도 통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 3366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거둔 코웰패션은 권 회장의 패션그룹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엔 하고엘앤에프가 대명화학그룹에 편입됐다. 홍 대표는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에 다니던 시절 타미힐피거, 클럽모나코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한국 판권을 가져오는 등 글로벌 패션 시장 흐름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고엘앤에프는 주인이 바뀐 뒤 무신사가 장악한 1020세대 스트리트 패션을 겨냥해 11개 기업 26개 브랜드를 인수하는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의 확신, “K패션에서 대박날 것”
올해로 결성 10년 차인 ‘권오일 사단’은 수십 년 전통을 갖고 있는 기존 패션 대기업과 무신사, 지그재그 등 신흥 패션 플랫폼 사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차별화를 위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싶어 한다”며 “대명화학 계열의 협상 파워는 이미 대기업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권오일 사단’의 행보는 K패션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춰져 있다. 대기업 계열의 패션 기업만 해도 해외 브랜드를 거액을 주고 들여오는 데엔 능숙하지만,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엔 속수무책이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관료적 문화에 젖어드는 순간 디자이너의 브랜드 정체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도 신진 브랜드의 등용문은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홍 대표는 “국내 온라인 매출로 브랜드 하나가 올릴 수 있는 연매출 최대치는 기껏해야 150억원가량”이라며 “백화점 등 오프라인에서 성공을 거둬야 해외로 진출할 체력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