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윤석열 대선후보. / 사진=한경DB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윤석열 대선후보. / 사진=한경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지난 19일 홍준표 의원이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이라는 두 가지 조건부 합류를 제시한 것과 관련해 "홍 의원의 제언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홍 의원이 윤 후보와 비공개 회동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합당한 의사결정을 거칠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홍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어른이자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며 "홍 의원의 제언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천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 훌륭한 분들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추천한다고 무조건 공천이 되는 것은 아니고 당이 국민과 함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이뤄질 것"이라며 "과거의 구태를 벗어나 공정과 상식으로 정치혁신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서만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아야 한다는 데 홍 의원께서도 당연히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추천했다고 해서 그분이 바로 공천되는 것은 민주적 절차에 맞지 않는다"며 "추천되신 분과 출마를 희망하는 분들과 함께 아주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 속에서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변인은 '선대본부는 홍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함께하기를 제안한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제 후보께서 홍 의원에게 상임고문직을 맡아달라고 부탁드렸고, 홍 의원도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시면서 그것을 받아들이면 돕겠다고 말했다"며 "윤 후보는 그 두 가지 원칙과 제언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홍 의원은 우리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는 결론을 맺었다. 그리고 그 제언을 받는 것으로 알아달라"고 했다.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제안도 받아들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 그동안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우리 처가 식구들도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기에, 그 문제를 선언해 온 것"이라며 "동일 선상에서 이해해달라"고 대답했다.

'홍 의원과 윤 후보가 만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냐'는 질문에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전해 들은 바도 없다"며 "다만 당의 입장은 단일화는 없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사진=연합뉴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직후 본인의 청년 소통 플랫폼에 글을 올려 윤 후보가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이라는 두 가지 요청에 응할 경우 중앙선거조직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홍 의원은 회동에서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에 최 전 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민의힘은 서울 종로 지역은 전략공천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대구 중·남구 지역 등은 100%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로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홍 의원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전략공천 요구와 관련해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의 일환이라고 해석하면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