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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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꼬마빌딩의 전성시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2020년부터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휩쓸었고, 건물 외관에 공실문의 벽보를 붙여놓은 빈 건물들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도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비주거용 부동산, 소위 꼬마빌딩의 가격은 그 상방을 모르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2019년 2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꼬마빌딩 등에 대한 소급감정평가를 위한 법적기반을 갖춘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꼬마빌딩과 관련된 상속·증여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세청의 법령 개정 취지를 통해, 꼬마빌딩을 소유하고 계신 납세자들이 숙지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어른 씨는 4층짜리 꼬마빌딩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김어른 씨는 자녀의 경제적 기반 마련을 위해 자녀에게 꼬마빌딩을 증여해 줄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건물을 관리해주던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물으니, 최근 인근에 거래된 사례가 없기에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된다고 조언을 합니다. 그 말에 김어른씨는 별다른 고민 없이 공시가격을 증여가액으로 하여 증여세를 신고·납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관할 세무서로부터 신고가액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연락과 함께 세무조사가 시작됩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조사관은 김어른씨가 꼬마빌딩을 시가에 비해 낮게 신고했다고 의심의 눈초리로 사안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자체적으로 직권 감정평가를 진행, 이를 시가로 보아 평가심의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김어른씨에게 통보합니다. 신고가액과 감정평가액간에는 약 20억원의 차이가 발생해 최고세율(50%)를 적용 받는 김어른 씨로선 약 10억원의 증여세를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어른 씨는 무엇을 놓치고 있던 걸까요?
1.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평가의 원칙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 및 증여 당시의 시가에 따르도록 하여 시가 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 평가방법(공시가격)에 따른 가액을 시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면,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 건물의 경우 국세청 고시가격으로 평가되기에,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평가액보다는 낮은 가액으로 평가·신고가 이루어지는 것이 절세의 수단으로 활용되곤 했습니다.

2. 법령 개정을 통한 소급감정평가의 법적기반 마련

이러한 평가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국세청은 2019년 2월1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2020년 1월31일 「상속·증여세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 시행 안내」를 제목으로 한 보도자료를 냅니다. 내용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평가기준일이후 법적결정기한 내에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액을 시가로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풀어 설명하면, 납세자의 증여세 신고 이후 과세관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과세관청이 직권으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해당 평가액이 평가심의위원회의 인정을 받을 경우 과세관청의 감정평가액을 우선적으로 시가로 보겠다는 내용입니다.

법령개정 이후, 실무적으로 과세관청이 직권 감정평가를 통해 평가심의위원회에 상정, 시가로 판정하는 과세권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쟁점은 현재 조세심판원을 비롯해 법원의 다수 사례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조심2021서4788, 2021.12.06
2019.2.12. 대통령령 제29533호로 개정된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취지는 평가기간 이후의 매매ㆍ감정가격 등에 대하여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여 시가에 근접한 평가를 도모하기 위함이다…(중략)… 청구인은 쟁점감정가액을 쟁점부동산의 시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처분청은 상증법 제60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2019.2.12. 대통령령 제29533호로 개정된 것) 제1항 단서에 따라 감정기관에 감정평가를 의뢰하여 그 감정가액에 대하여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쟁점부동산의 시가로 적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점…

따라서,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의 증여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은 단순히 증여 당시의 증여세액만을 고려하는 평면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됩니다. 증여세 신고 후 과세관청의 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적발 가능성, 담당조사관의 의중을 읽고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입면적인 판단을 필요로 합니다. 세무조사관과의 대화 과정에서 감정평가를 필요로 하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면, 선제적으로 납세자가 진행해보겠다는 제안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겁니다. 증여세 신고 전에 납세자가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인정의 범위를 어느정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방안들에 있어 어느 하나가 우위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증여·상속재산의 규모, 보충적 평가로의 신고에 따른 적발 가능성, 관할 세무서의 예산, 당해년도 국세청의 세무조사 전략 등의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고 검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태준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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