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죽인 뒤 사체 들고 동거녀 협박, 40대 실형
반려견을 흉기로 잔인하게 죽인 뒤 사체를 들고 동거녀의 직장에 찾아가 협박한 40대 남성이 스토킹 처벌법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단독 임은하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임 판사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5시 3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강아지를 발로 걷어찬 뒤 흉기로 잔인하게 죽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동거녀인 B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화가 난 상태에서 강아지가 주의를 산만하게 했다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A씨는 B씨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목이 잘린 강아지 사체를 보여주며 협박했다.

그는 범행 1시간여 뒤에는 강아지 사체를 들고 B씨의 직장에 찾아가기도 했다.

A씨는 같은 달 20일까지 사흘간 강아지 사체를 촬영한 사진과 피가 묻은 흉기 사진 등을 70여 차례 B씨에게 보내 스토킹을 한 혐의도 받았다.

지난해 10월 처음 시행된 스토킹 처벌법에 따르면 법원은 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내린 피고인에게 200시간의 범위 내에서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등을 부과할 수 있다.

인천에서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은 피고인은 A씨가 처음이다.

임 판사는 "피고인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자신이 3년 동안이나 키운 반려견을 매우 잔혹하고 흉악한 방법으로 죽였다"며 "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할 반려견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협박과 스토킹 행위로 B씨는 엄청난 공포와 불안을 느꼈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운데도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