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 카카오 대표…'김범수의 남자' 남궁훈은 누구 [강경주의 IT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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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IT카페] 33회
김범수, 회사 가치 뚝뚝 떨어지자 남궁훈에 SOS
"게임, 나쁘게만 보지 말고 소통 기회 삼아야"
"사냥하는 것 중요하지만 배분하는 것도 중요"
"남궁훈 추진력 타의 추종 불허…할 말하는 사람"
김범수, 회사 가치 뚝뚝 떨어지자 남궁훈에 SOS
"게임, 나쁘게만 보지 말고 소통 기회 삼아야"
"사냥하는 것 중요하지만 배분하는 것도 중요"
"남궁훈 추진력 타의 추종 불허…할 말하는 사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카카오페이 임직원들의 수백억 원대 '먹튀 논란'으로 불거진 악재를 털어낼 적임자로 남궁훈 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지목했다. 카카오 단독 대표로 낙점된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과 25년을 함께한 '복심'으로 꼽힌다.
김 의장이 위기의 순간에 손을 내민 만큼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의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새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각종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지난달 류 대표와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수백억원대 스톡옵션 대량 매도 이후 카카오 시가총액은 10조원가량이 증발한 상황. 카카오는 전 계열사 임원의 주식 매도 제한 대책까지 내놨지만 주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여론이 악화하고 회사 가치도 떨어지는 추세에 김 의장은 대표 교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경영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국내 게임 사업 규모는 14조원이고 수출액도 K팝보다 높다"면서 "(E-스포츠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축구의 브라질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자녀들과의 소통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궁 내정자는 방송에서 "김 의장과 함께 5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팔기 위해 방문 판매도 했다"며 "PC방 아르바이트생 호감을 얻기 위해 볼 마우스를 청소하고 고장난 PC를 고쳐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대학생 시절 택시 운전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도 있었다고 언급한 그는 "사람을 많이 만나기 위해 택시를 몰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영 철학에 대해서는 "CEO가 원시부족의 추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사냥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냥한 것을 잘 나누고 배분하는 것도 중요한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첨단 기술 기반 게이미피케이션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를 출범시키고 플랫폼 사업 모델에 있어 과금 방식을 다각화하는 등 사업을 개편하며 콘텐츠 수익원 모델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골프 관련 사업 및 가상(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개발하는 카카오 VX를 담당한 바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오딘:발할라라이징'의 흥행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카카오 미래를 준비해온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톡 다음 단계의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미래지향적 가치를 구현할 최적의 리더"라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갑질 논란 이후 상생안, 카카오페이 먹튀 사태 이후 임원 주식 매도 가이드라인 마련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위기 대응을 넘어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남궁 내정자에게 막중한 책임을 맡긴 것으로 읽힌다.
그도 카카오의 변화와 도전을 약속했다. 남궁 내정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이 카카오에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다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관점에서 모든 사업 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산업,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카카오, 사회적 책임에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카카오가 되겠다"고 했다.
카카오의 방향 키를 쥔 남궁 내정자가 주목한 건 메타버스다. 그는 "흔히 메타버스 세상을 3D로 보지만 디지털 콘텐츠의 모든 형태를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 생각한다"면서 "카카오 공동체 내에는 텍스트·소리·이미지·멀티미디어 등 디지털 세상의 핵심 요소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궁 내정자는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평이 그리 나쁘지 않더라. 언젠가 카카오 대표에 오를 사람이라는 말이 그동안에도 안 나왔던 건 아니다. 시기가 조금 당겨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할 말은 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부조리한 게 있으면 총대를 메는 성격이고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한 발 앞서 내다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야가 있기 때문에, 이미지 쇄신과 먹거리 발굴이라는 두 가지 핵심 의제를 맡을 적임자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김 의장이 위기의 순간에 손을 내민 만큼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의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새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궁훈 내정자, '뉴 카카오' 이끈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 내정자를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그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 남궁 내정자의 차출로 공석이 된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 센터장은 김성수 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로 변경된다.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각종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지난달 류 대표와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수백억원대 스톡옵션 대량 매도 이후 카카오 시가총액은 10조원가량이 증발한 상황. 카카오는 전 계열사 임원의 주식 매도 제한 대책까지 내놨지만 주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여론이 악화하고 회사 가치도 떨어지는 추세에 김 의장은 대표 교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남궁훈 '25년째 인연'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과 25년을 함께한 막역한 사이다. 1972년생인 그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SDS에서 김 의장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두 사람은 삼성SDS에서 나와 서울 한양대 앞에 PC방을 차리고 1999년 한게임 창업까지 함께 했다. 이후 한게임은 네이버와 합병해 NHN이 됐고,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이 맡았던 NHN USA 대표직을 이어받아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았다. 2008년 김 의장이 NHN을 퇴사하고 카카오를 만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끝나는 듯했지만 2015년 김 의장은 남궁 내정자를 카카오로 불러들였다. 남궁 내정자가 창업한 '엔진'은 다음 게임과 합병해 카카오게임즈가 되면서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돼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준비해왔다.2020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경영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국내 게임 사업 규모는 14조원이고 수출액도 K팝보다 높다"면서 "(E-스포츠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축구의 브라질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자녀들과의 소통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궁 내정자는 방송에서 "김 의장과 함께 5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팔기 위해 방문 판매도 했다"며 "PC방 아르바이트생 호감을 얻기 위해 볼 마우스를 청소하고 고장난 PC를 고쳐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대학생 시절 택시 운전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도 있었다고 언급한 그는 "사람을 많이 만나기 위해 택시를 몰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영 철학에 대해서는 "CEO가 원시부족의 추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사냥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냥한 것을 잘 나누고 배분하는 것도 중요한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첨단 기술 기반 게이미피케이션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를 출범시키고 플랫폼 사업 모델에 있어 과금 방식을 다각화하는 등 사업을 개편하며 콘텐츠 수익원 모델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골프 관련 사업 및 가상(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개발하는 카카오 VX를 담당한 바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오딘:발할라라이징'의 흥행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카카오 미래를 준비해온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톡 다음 단계의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미래지향적 가치를 구현할 최적의 리더"라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부조리한 게 있으면 총대 메는 성격"
김 의장은 사내 공지문을 통해 "엔케이(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해왔다"고 언급했다.카카오는 그동안 갑질 논란 이후 상생안, 카카오페이 먹튀 사태 이후 임원 주식 매도 가이드라인 마련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위기 대응을 넘어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남궁 내정자에게 막중한 책임을 맡긴 것으로 읽힌다.
그도 카카오의 변화와 도전을 약속했다. 남궁 내정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이 카카오에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다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관점에서 모든 사업 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산업,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카카오, 사회적 책임에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카카오가 되겠다"고 했다.
카카오의 방향 키를 쥔 남궁 내정자가 주목한 건 메타버스다. 그는 "흔히 메타버스 세상을 3D로 보지만 디지털 콘텐츠의 모든 형태를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 생각한다"면서 "카카오 공동체 내에는 텍스트·소리·이미지·멀티미디어 등 디지털 세상의 핵심 요소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궁 내정자는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평이 그리 나쁘지 않더라. 언젠가 카카오 대표에 오를 사람이라는 말이 그동안에도 안 나왔던 건 아니다. 시기가 조금 당겨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할 말은 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부조리한 게 있으면 총대를 메는 성격이고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한 발 앞서 내다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야가 있기 때문에, 이미지 쇄신과 먹거리 발굴이라는 두 가지 핵심 의제를 맡을 적임자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