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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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기 전인 2020년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드라이브가 힘을 발휘하며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뉴욕증시에서 성장주들이 맥을 못 추지 못했다. 이에 더해 한국 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돈일 몰려 수급 공백이 발생한 탓이다.

이번주(24~28일)도 설 연휴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짙어질 전망으로 수급이 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오는 27일 새벽 한국에 전해질 FOMC 결과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긴축 우려와 LG엔솔 쏠림에 2020년말로 회귀

지난주(17~21일) 코스피는 87.63포인트(3.00%) 하락해 2834.29로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2월29일(2820.5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작년초 급등장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주 초반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6~7회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85%까지 치솟아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줬다.

한국에서는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18~19일 진행돼 수급을 빨아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종료 이튿날인 20일에는 수급 부담 완화와 저점 매수세 유입에 더해, 중국 인민은행이 자국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을 0.1%포인트 인하해 부양의지를 보여준 영향으로 반등이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에서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법안이 상원 법사위에서 승인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과 러시아의 힘겨루기로 번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또 다시 증시가 꺾였다.
특히 미국에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나스닥이 급락하면서 고점 대비 낙폭이 10% 이상으로 커지면서 조정국면에 진입한 점이 한국 증시에도 부담이 됐다.

증시 전반에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지난주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7058억원 어치와 5954억원 어치의 현물 주식을 팔았다. 이에 더해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1만2433계약 순매도했다. 개인은 현물주식 1조693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설 연휴 앞두고 소강국면 예상…韓 내수부양책 힘쓸까"

이번주에도 한국 증시가 강한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넷째주는 FOMC 전후 미 금리 불확실성, 설 연휴(1월29일~2월3일)를 앞둔 관망심리, LG에너지솔루션 상장(27일)에 쏠린 관심으로 주식시장의 소강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800~2950을 내놨다.

우선 오는 27일 새벽 한국에 전해진 FOMC 결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작년 12월 FOMC 이후 연준의 통화 긴축 강도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양적긴축)에 대해 논의하겠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이는 3월 FOMC에서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에게 환불된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증거금이 증시를 받쳐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8~19일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공모 청약에는 114조1066억원의 증거금이 몰렸고, 배정받은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21일 환불됐다. 이 영향으로 지난주 한 주 동안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 중 절반이 넘는 8957억원이 지난 21일 하루에 집중됐다.

다만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뒤 공모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패시브펀드의 자금이 LG에너지솔루션에 쏠리면서 다른 대형주들이 약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우리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상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21일 약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지만, 증시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이 추경안은 오는 24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