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항공사 항공편을 무더기로 중단시켰다. 중국은 미국의 자국 기업 제재 조치에 보복을 예고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교통부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중국 4개 항공사의 항공편 44편을 이달 30일부터 3월29일까지 운항중단 조치했다. 중국국제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샤먼항공이 대상이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미국 국적기의 중국 입국을 막은 데 대한 '맞불' 성격의 조치다. 앞서 중국 당국은 일부 승객에게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유나이티드항공 20편, 아메리칸항공 10편, 델타항공 14편 등 미국 국적기 44편의 입국을 금지했다. 다만 중국은 자국 항공편의 운항도 같은 이유로 금지시키고 있으며 올들어 96편의 미국발 항공편을 중단시켰다.

미 교통부는 중국의 조치에 대해 "중국이 양국 간 합의에 맞지 않게 일방적 조처를 한 것이며 공익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미 항공사들의 상황을 개선하면 미국도 이번 조치를 재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으로 들어오는 국제 항공편 정책은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결정되며 중국과 해외항공사에 동등하게 적용된다"며 "중국 항공사의 정상적인 여객 운송을 제한하고 방해하는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로나19 이전의 2% 수준인 주당 200편 정도로 국제항공편 규모를 줄였다. 미·중 간에는 주당 100편 이상의 항공편이 20편 정도로 감소했다.

한편 미국이 미사일 기술 확산을 이유로 중국 기업 3곳을 제재한 데 대해 중국은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은 지난 21일 중국항천과기그룹 산하 2곳, 바오리과기 등 3개 기업을 미국의 시장과 기술을 활용할 수 없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