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의 음료·패키징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이 430억원을 투자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수익성 악화로 재활용 사업을 2020년 전면 중단한 지 2년 만이다. 삼양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식품·화학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소재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양패키징,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다시 뛰어든다
삼양패키징은 페트(PET) 플레이크를 생산하는 경기 시화공장에 430억원을 투자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신규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도입하는 설비는 고순도 페트 플레이크와 리사이클 페트칩 생산 설비다. 페트 플레이크는 폐페트 용기를 잘게 분쇄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국내에선 주로 부직포, 충전재 등의 단섬유 생산에 쓰인다.

설비 도입이 완료되면 고부가가치 제품 원료가 되는 리사이클 페트칩을 연간 2만1000t 생산하게 된다. 삼양패키징은 내년 말부터 본격 설비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상업 생산이 본격화되면 재활용 사업을 통해 연 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연간 4만5000t의 플라스틱 감축 효과도 예상된다.

삼양패키징은 2014년 삼양사 용기·재활용 사업 부문의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삼양사가 66.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작년엔 500억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양패키징은 1995년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이후 페트 플레이크를 생산했다. 하지만 설비 노후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2020년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올해 그룹 창립 98주년을 맞아 친환경 소재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주력 사업은 삼양사가 영위하는 식품·화학소재다. 두 분야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이런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바이오·헬스 분야 및 친환경 소재를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게 김 회장의 구상이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과 신규 생산 시설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ESG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