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진의 숫자로 보는 세상] 역대 최대 '60조원 세수 오차' 각기 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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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소통부족" 靑 "기업이익·수출 덕"
野 "부동산정책 실패로 양도·종부세 급증"
24번 바뀐 정책…세금은 예측 가능해야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野 "부동산정책 실패로 양도·종부세 급증"
24번 바뀐 정책…세금은 예측 가능해야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작년 세수 오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60조원에 육박하면서 정부가 질타를 받고 있다. 국회가 2021년 558조원의 총지출을 의결할 때 89조8000억원의 소득세와 53조3000억원의 법인세 등 282조원의 세수를 예측했다. 물론 지출이 세수보다 많으므로 199조원의 차입도 계획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 때쯤 되니 걷힌 세금이 341조원을 넘어, 세수 차이가 59조원이나 됐다. 세수 오차는 국정감사 단골 지적 사항이지만, 정부와 여야 모두 예측의 한계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 왔다. 그럼에도 1년 국방예산을 한 번 더 편성할 정도의 세수 오차는 분명 과하고, 20%가 넘는 오차율은 집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에 세수 오차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담당 부처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면서 세제실의 과감한 인사 교류, 세수추계모형 재점검, 조세심의회 신설, 성과평가지표 운영 등 네 가지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의도적 과소 추계까지 의심받는 가운데 추계모형 공개에 주저하는 점은 아쉽다. 세수추계모형은 세제실이나 국회 예산정책처 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만의 지식자산이어서는 안 된다. 비공개주의에서 과감히 벗어나 전문가와 소통하고 개선해나가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혁신이 필요하다. 가령, 팬데믹과 같은 비예측 상황에서는 현금주의보다 발생주의 정보가 경제 상황을 더 적시에 투영하므로, 이를 어떻게 모형에 반영할지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세수 오차에 대해 코로나19에도 기업의 이익과 수출입, 고용 등 경제가 활성화된 결과로 해석했다. 실제로 53조3000억원으로 예측된 법인세가 작년 11월 기준 이미 29%가 더 걷힌 68조7000억원에 달했다. 그리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세수 오차와 관련해 예상보다 더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해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소위 ‘초과세수 기반 방역추경’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초과세수가 생겼다고 정부가 막 쓸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4월 국가결산 이후에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용도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채 상환이나 지방교부금 이전 등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은 초과세수가 아니라 11조3000억원의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적자국채와 같은 국가부채는 결국 금리 상승을 가져온다. 21일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전일 대비 0.95%포인트 오른 연 2.13%를 기록했다.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법인세를 29%나 추가로 낸 기업들에 부담으로 돌아올 우려가 있다. 이에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은 시장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적자국채를 시기별로 나눠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달리 야당은 세수 오차를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해석한다. 20일 국민의힘 부동산공시가격센터장인 유경준 의원은 “양도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급증한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오차율이 가장 큰 세수가 양도세로 본래 추계액의 두 배가 넘는다. 즉,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예상보다 더 걷힌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가격 상승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작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 스스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만큼 야당의 편향적 주장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의 4대 조세원칙 중 하나가 세금은 확실해야 하며 임의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양도세는 주택 수, 지역, 보유 기간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뀌다 보니 세무사조차 계산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해졌다. 종부세의 경우 작년 고지 대상이 급증하면서 부과 오류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이처럼 4년 동안 부동산 정책이 24차례나 바뀌면서 1년에 관련 세제가 수차례 개정된 것이 양도세 등 부동산 세수 예측을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는 불확실성으로 세금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했다. 세수 오차에 대해 정부와 여야가 각자 관점에서 해석과 대응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세금이든 부동산이든 예측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에 세수 오차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담당 부처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면서 세제실의 과감한 인사 교류, 세수추계모형 재점검, 조세심의회 신설, 성과평가지표 운영 등 네 가지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의도적 과소 추계까지 의심받는 가운데 추계모형 공개에 주저하는 점은 아쉽다. 세수추계모형은 세제실이나 국회 예산정책처 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만의 지식자산이어서는 안 된다. 비공개주의에서 과감히 벗어나 전문가와 소통하고 개선해나가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혁신이 필요하다. 가령, 팬데믹과 같은 비예측 상황에서는 현금주의보다 발생주의 정보가 경제 상황을 더 적시에 투영하므로, 이를 어떻게 모형에 반영할지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세수 오차에 대해 코로나19에도 기업의 이익과 수출입, 고용 등 경제가 활성화된 결과로 해석했다. 실제로 53조3000억원으로 예측된 법인세가 작년 11월 기준 이미 29%가 더 걷힌 68조7000억원에 달했다. 그리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세수 오차와 관련해 예상보다 더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해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소위 ‘초과세수 기반 방역추경’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초과세수가 생겼다고 정부가 막 쓸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4월 국가결산 이후에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용도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채 상환이나 지방교부금 이전 등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은 초과세수가 아니라 11조3000억원의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적자국채와 같은 국가부채는 결국 금리 상승을 가져온다. 21일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전일 대비 0.95%포인트 오른 연 2.13%를 기록했다.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법인세를 29%나 추가로 낸 기업들에 부담으로 돌아올 우려가 있다. 이에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은 시장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적자국채를 시기별로 나눠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달리 야당은 세수 오차를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해석한다. 20일 국민의힘 부동산공시가격센터장인 유경준 의원은 “양도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급증한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오차율이 가장 큰 세수가 양도세로 본래 추계액의 두 배가 넘는다. 즉,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예상보다 더 걷힌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가격 상승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작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 스스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만큼 야당의 편향적 주장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의 4대 조세원칙 중 하나가 세금은 확실해야 하며 임의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양도세는 주택 수, 지역, 보유 기간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뀌다 보니 세무사조차 계산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해졌다. 종부세의 경우 작년 고지 대상이 급증하면서 부과 오류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이처럼 4년 동안 부동산 정책이 24차례나 바뀌면서 1년에 관련 세제가 수차례 개정된 것이 양도세 등 부동산 세수 예측을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는 불확실성으로 세금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했다. 세수 오차에 대해 정부와 여야가 각자 관점에서 해석과 대응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세금이든 부동산이든 예측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