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내 제조업 취업자가 최근 5년 새 18만 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국내 직원 수를 합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고용은 42만6000명 증가하며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제노동기구(ILO) 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2019년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3만 명으로, 2015년(461만 명) 대비 3.9%(18만 명) 감소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국내 제조업 취업자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감소했다. 전경련은 “조선과 자동차 업종 구조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 조선업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취업자는 2016년 1월 대비 7만4000여 명, 자동차 업종은 1만4000여 명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과 독일, 미국의 제조업 취업자는 각각 3.3%(34만 명), 3.3%(25만 명), 3.1%(49만 명) 증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기반 강화 및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 전경련의 분석이다.

국내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는 동안 국내 기업 해외 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은 29.4%(42만6000명) 급증했다. 일자리의 해외 유출이 심화됐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반면 일본과 미국은 해외 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이 각각 4.9%(21만6000명), 0.2%(1만 명) 줄었다.

한국이 세계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축소됐다. 한국의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은 2019년 3%로, 2015년(3.2%)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인도는 각각 2.1%포인트, 0.4%포인트 증가했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줄었다. 일본은 변화가 없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국내 제조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핵심 기술 개발 및 제조업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