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 닫는다 보험사 가자"…주담대, 벌써 2.3조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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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주담대, 보름 만에 2조3000억원 소진
7월부터 DSR 3단계 시행에 대출 중단 우려 겹친 듯
보험사로 대출 수요 몰릴 듯…"5년 고정금리 3.87%"
7월부터 DSR 3단계 시행에 대출 중단 우려 겹친 듯
보험사로 대출 수요 몰릴 듯…"5년 고정금리 3.87%"
한풀 꺾였던 가계대출이 연초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영향에 신용대출이 6조원이나 불어난데다, 주택담보대출까지 2조원 넘게 늘어나면서다. 1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제한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718조550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709조529억원)과 비교하면 올해만 9조4978억원(1.34%) 늘었다. 이미 지난해 12월 증가 규모(3648억원)의 약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초부터 가계대출이 대폭 늘어난 데에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청약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6조1537억원 늘었으며,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공모주 청약 이틀(18~19일) 동안 약 7조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도 작년말 대비해 2조298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이 2조6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름만에 한 달치 대출이 소진된 셈이다.
통상 1월은 가계대출 비수기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연초부터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올해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되는 만큼, 이전에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3단계가 적용되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는 사람은 DSR 40% 규제를 받게 된다.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 이하가 되어야 하는 만큼, 대출 한도가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시중은행에서 연초부터 적격 대출이 빠르게 소진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하루 만에 1월 적격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농협은행은 지난 4일 영업 이틀 만에 1분기 물량 접수를 마감했다. 하나은행은 출시 사흘 만에 한도의 약 30%를 소진했다. 이에 지방은행엔 벌써 2월 대출까지 미리 접수를 받기도 했다. 통상 적격대출은 당월 실행하는 건에 대해서만 접수를 받는다. 은행권에선 지난해 대출 제한 조치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4~5%로 설정, 지난해(5~6%)보다 더 강화됐다.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공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31조5000억원(추산치)으로, 지난해 가계대출 공급액 예상치(42조원)과 비교하면 25%나 급감한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2금융권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사 등 2금융권의 경우 DSR 규제도 은행보다 약한만큼 대출 한도를 더 받을 수 있는데다, 최근 금리도 시중은행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데, 은행권의 경우는 이 비율이 40%지만 2금융권은 50%로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연 4%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다면 은행에선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보험사에선 4억3000만원으로 8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금리도 더 저렴한 편이다. 1월 현재 삼성생명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3.33~5.35%로 우리은행(4.01~5.58%), 하나은행(3.80~5.28%)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흥국생명(4.09~4.36%)과 신한라이프(3.8~5.0%)의 5년 고정금리 주담대도 하나은행의 5년 고정금리 상품(3.91~5.21%)보다 낮다.
40대 직장인 김진영(가명)씨는 "지난주 삼성생명에 주담대 대출을 문의했더니 5년 고정금리로 3.87%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저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718조550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709조529억원)과 비교하면 올해만 9조4978억원(1.34%) 늘었다. 이미 지난해 12월 증가 규모(3648억원)의 약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초부터 가계대출이 대폭 늘어난 데에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청약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6조1537억원 늘었으며,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공모주 청약 이틀(18~19일) 동안 약 7조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도 작년말 대비해 2조298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이 2조6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름만에 한 달치 대출이 소진된 셈이다.
통상 1월은 가계대출 비수기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연초부터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올해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되는 만큼, 이전에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3단계가 적용되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는 사람은 DSR 40% 규제를 받게 된다.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 이하가 되어야 하는 만큼, 대출 한도가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시중은행에서 연초부터 적격 대출이 빠르게 소진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하루 만에 1월 적격대출 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농협은행은 지난 4일 영업 이틀 만에 1분기 물량 접수를 마감했다. 하나은행은 출시 사흘 만에 한도의 약 30%를 소진했다. 이에 지방은행엔 벌써 2월 대출까지 미리 접수를 받기도 했다. 통상 적격대출은 당월 실행하는 건에 대해서만 접수를 받는다. 은행권에선 지난해 대출 제한 조치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4~5%로 설정, 지난해(5~6%)보다 더 강화됐다.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공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31조5000억원(추산치)으로, 지난해 가계대출 공급액 예상치(42조원)과 비교하면 25%나 급감한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2금융권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사 등 2금융권의 경우 DSR 규제도 은행보다 약한만큼 대출 한도를 더 받을 수 있는데다, 최근 금리도 시중은행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데, 은행권의 경우는 이 비율이 40%지만 2금융권은 50%로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연 4%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다면 은행에선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보험사에선 4억3000만원으로 8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금리도 더 저렴한 편이다. 1월 현재 삼성생명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3.33~5.35%로 우리은행(4.01~5.58%), 하나은행(3.80~5.28%)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흥국생명(4.09~4.36%)과 신한라이프(3.8~5.0%)의 5년 고정금리 주담대도 하나은행의 5년 고정금리 상품(3.91~5.21%)보다 낮다.
40대 직장인 김진영(가명)씨는 "지난주 삼성생명에 주담대 대출을 문의했더니 5년 고정금리로 3.87%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저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