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SK그룹이 경기도 부천에 1조원 이상을 들여 친환경 신기술을 개발하는 대규모 연구시설을 만든다.

SK그룹은 경기도 부천시와 손잡고 부천대장신도시 내 약 9만9000㎡ 부지에 연구시설 'SK그린테크노캠퍼스'(가칭)를 설립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기업 중 그린 비즈니스 신기술 개발을 전담할 연구·개발(R&D) 인프라 조성에 나선 것은 SK가 처음이다. SK는 그룹 내 친환경 사업 분야 R&D 인력과 역량을 해당 연구시설에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SK그린테크노캠퍼스는 입주 부지 등이 확정되면 오는 2025년께 착공에 들어가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연면적 약 19만8000㎡ 규모로 지어질 연구시설 조성에는 1조원 이상 투입되고 SK이노베이션 등 7개 관계사의 친환경 기술 R&D 인력 3000여명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외에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 E&S, SKC, SK머티리얼즈 등 총 7개사의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 및 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기술개발 부문 인력들이 입주하게 된다.

SK와 부천시는 이날 부천시 청사에서 'SK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SK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을 하는 관계사들의 R&D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연구시설 조성에 나섰다"고 말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SK그린테크노캠퍼스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각종 인허가, 인프라 지원 등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시설 조성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친환경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20년부터 CEO 세미나 등을 통해 "그린 사업 전략을 택한 관계사들이 결집해 전략을 실현할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2020년 관계사 CEO들의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하고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한 친환경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R&D 거점 구축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SK는 그린테크노캠퍼스가 문을 열면 급증하는 그린 기술개발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관계사들의 기술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최적 배치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 중점 연구할 기술 분야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환경 솔루션으로 나뉜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부문은 배터리(2차전지, 2차전지 소재, 차세대 전지)와 수소 관련 기술을 주로 다룬다.

환경 솔루션 부문은 배터리 재활용, 탄소 포집·활용·저장, 에너지솔루션 등을 포함한다. 기타 나노 소재 등 친환경 기반 기술, 저전력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유망 친환경 기술 연구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SK는 기존 SK대덕연구단지 투자도 배터리 실험 및 품질 검증, 친환경 소재·기술 실증 기능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대덕연구단지에는 현재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 분야 R&D 인력 1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성준 SK그린연구소추진단장은 "각지에 분산된 그룹의 친환경 연구개발 역량을 모으는 그린테크노캠퍼스가 조성되면 넷 제로 달성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